경민은 처음 그 집을 전세 2억6천에 세를 놓았다.
‘좋아, 2년 뒤엔 분명 오를 거야.’
아파트값이 오르면 전세금도 따라 오르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믿었다.
그때의 경민은, 부동산이란 건 시간만 내 편이면 수익을 안겨주는 착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년 11개월쯤 지났을까.
세입자가 조기 퇴거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뭐, 괜찮아. 새 세입자 구하면 되지.’
오히려 전세금을 더 높여서 투자금을 조금 회수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세표 앞에 선 경민은 멍해졌다.
전세 시세가 2억4천.
딱 2천만 원이 빠져 있었다.
‘아니… 전세금은 오르는 거 아니었어?’
이건 날벼락이었다.
집은 그대로인데, 값만 줄어든 기묘한 상황.
결국 경민은 허겁지겁 예·적금을 해지했다.
모자란 금액은 신용대출로 메웠다.
은행 앱에 찍힌 대출 금액은 한동안 경민의 잠자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지금은 시세가 다시 2억6천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다.
임대차3법 덕분에 재계약 시 전세금을 5% 이상 올릴 수 없게 됐으니, 시세대로 받으려면 최소 3년을 기다려야 한다.
3년 뒤, 과연 전세 시세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보다 높아질까, 아니면 또다시 내려앉을까.
경민은 부동산 앱을 닫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단맛이 입안에 맴돌았지만, 속은 여전히 쌉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