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경보기가 이상한 소리를 내요

끝나지 않는 수리의 연속, 또 다른 알람

by 해피엔딩

‘이제 웬만한 건 다 겪었다.’
경민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에어컨도 고쳤고, 보일러도 교체했고, 도배도 새로 했다.
더는 뭘 고칠 게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또 연락이 왔다.
발신자: 세입자.
이제는 벨소리만 울려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거의 노이로제 수준이다.


“사장님, 가스경보기가 이상한 소리를 내는데 꺼지질 않아서요.
할 수 없이 전원을 뽑아버렸습니다.”

경민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 또 시작이구나. 이젠 집이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집이 날 시험하는 것 같다.’

할 수 없이 가스업체에 연락을 넣었다.
방문 예약을 하고, 기사님이 와서 확인을 했다.
결론은 단순했다.

“노후로 인한 고장입니다. 교체하셔야 해요.”


교체.
또 교체.
에어컨, 보일러, 센서등, 실리콘…
이제는 익숙한 단어지만, 들을 때마다 속이 철렁 내려앉는다.
도대체 이 수리 지옥에서 언제 벗어나는 걸까.


다행이라면 비용은 15만 원 선에서 마무리된다는 것.
90만 원, 130만 원짜리 고생을 겪고 나니
15만 원은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러니였다.

계좌이체 후 경민은 중얼거렸다.
“이러다 집 무너졌다고 연락 오는 날도 있겠네…”

그리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아파트는 여전히 건재했지만,
경민의 마음은 조금씩 스며드는 물처럼 닳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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