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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감사, 달라진 눈길 속에서

by 해피엔딩

오늘 전담실에는 나 혼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출장을 가서, 적막이 감돌았다. 문을 등지고 앉아 있었는데, 누군가 들어오며 “안녕하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심코 “어서 오세요”라고 답하며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눈앞에 선 사람이 내가 며칠 전 여러 생각을 나누었던 동료였다.

그 인사가 내게 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교무실 문을 열며 의례적으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교무실에 나밖에 있다는 사실조차 그도 몰랐을 테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그가 분명 소리 내어 인사를 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최근 그 사람에 대해 마음속에서 재구조화했던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고, “내 생각이 달라지니, 세상도 달라져 보이는구나”라는 묘한 확신이 스며들었다.

또 다른 순간도 있었다. 평소엔 자기 표현이 서툴고 조금 무뚝뚝하게만 보이던 동료가 있었다. 오늘 내가 업무 하나를 도와주자, 나중에 마주치며 그가 말했다. “빨리 처리해주셔서 고마워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의외의 고마움이 담긴 말이었다.

인사와 감사. 소리 내어 전해진 두 마디가 오늘 내 하루를 달라지게 했다. 그것이 의례적이든, 순간의 예의였든 상관없었다. 내가 달라진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 말은 관계의 틈새를 부드럽게 메워주는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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