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을 때, 사람들은 종종 “왜 남 얘기에 그리 많은 시간을 쓰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건 남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다. 소재만 남일 뿐, 그 안에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이 담겨 있다.
미움은 족쇄처럼 마음에 채워진다. “꼴도 보기 싫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이 쏟아지고, 그때부터는 밥을 먹을 때도, 걸음을 옮길 때도 머릿속은 미움으로만 가득 찬다. 결국 발에 쇠사슬이 달린 듯 삶이 무거워진다.
그러나 미움도, 미워하지 않음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널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심은 족쇄를 풀어내는 첫 단추다. 물론 말 한마디로 단번에 풀리지는 않는다. 충분히 말하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감정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얘기하지 않으면 무의식에 쌓이고,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또다시 고통받게 된다. 하지만 말하고 돌아보는 순간, 이해의 패턴으로 바뀔 수 있다.
오늘의 깨달음은 단순하다. 남을 향한 미움이 아니라 나를 향한 선택. 그것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