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로: 제주에서 길어낸 삶의 묵직함
제주의 바람은 천천히 말을 한다. 그 말은 속삭임처럼, 누군가를 떠나보낸 것처럼 다가온다. 바람은 오래된 돌담을 휘돌며, 그 바람 속에 섞여있는 고요와 시간을 안고 흐른다. 제주에서 태어난 것들은, 그 땅에 뿌리를 내린 것들은 다르게 자란다. 그 자생력 속에는 다른 세상에서 묻지 않았던 질문이 숨겨져 있다. 질문은 늘 묵직하게 우리를 덮친다. 그 질문들을 떨쳐낼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질문을 끌어안고 나아갈 것인가
비아로는, 질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 공간에서 나누고 싶은 것을 음식을, 색을, 형태를 넘어서서, 우리가 얼마나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제주 전통의 맛을 비건의 언어로 바꾸는 것은 단지 재료를 빼는 일이 아니다.그것은 오래된 이야기를 현대적 방식으로 되살리는 일이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은 음식을 넘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자리잡은 '기억의 형태'를 꺼내는 일이다. 음식은 그렇게 삶의 이면에 드러낸다. 우리가 먹는 것, 우리가 나누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이다.
예술은, 단순히 시각적 충족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갖지 못한 것, 보지 못한 것을 향한 강렬한 결핍에서 나온다. 우리가 묻는 질문은 항상 그 안에 놓여 있다. 그 작품 안에, 그 재료 속에 숨겨진 의도와 메세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현대미술은 단지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이다. 전통음식의 비건화는 그 자체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이자,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작지만 강력한 선언이다.
제주에서 시작된 이 작업은, 우리의 길을 찾는 일이다. 비아로에서 나는 음식이라는 형식을 통해, 현대미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물음을 그린다. 제주 땅에서 우리는 그 물음이 어떻게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세상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러나 그 물음은 언제나 단단하게 우리를 붙잡고 있다. 음식은, 비건은 단순히 식사를 넘어서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인간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나누는가. 우리가 먹는 것, 그것이 결국 우리 존재의 한 조각이라면, 우리가 나누는 것 또한 우리 존재의 확장이 된다. 비아로에서 나누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그 자체로 대화의 시작이다. 오래된 전통의 재료는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방식으로 변형된다. 그 안에서 현대미술은 그 변형을 다시 한 번 질문으로 던져본다.
비아로는 그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 그것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우리가 그 속에서 찾아가는 길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그 길은 처음부터 확실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점차적으로 물음이 쌓여가면서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발현시킨다. 그것은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한다. 제주에서 시작된 이 곳은 제주를 넘어서 다른 곳으로 향할 것이다. 내가 던진 질문은 그 안에 담겨 있는 모든 삶의 방식과 연결된다. 그 질문은 결국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될 것이다. 나의 공간 비아로는 그런 바다의 냄새와 흙의 흐름을 담아내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