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가...... 꽃을 바치는 노래
고마운 두 손으로 정성스레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어 주셔서 감사하오.
이 편지에서 소중한 당신에게 나를 소개하고 싶소.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소?
그럼...... 시작해 보리다.
보글보글~ 보글보글~ 뚜껑이 들썩들썩~
내 심장에는 언제나 화가 끓어올랐다오.
화가 많다는 건 에너지 또한 넘친다는 것.
공룡처럼 여기저기 불을 뿜어대며 돌아다니는 것 또한 괴로운 일이라......
끓어 넘치는 이 에너지를 어디에다 쏟아볼까? 궁리 끝에, 노래에 쏟아보기로 마음먹었다오.
허공에 대고 소리를 '뻥뻥' 질러대니 아~주 그냥 통쾌합디다.
나는 아리랑을 부른다오.
시김새를 넣어가며 똥글똥글 굴러가는 이 소리의 흐름을 어디에다 새겨볼까? 궁리 끝에, 캔버스에 새겨보기로 마음을 먹었다오.
나는 소리의 흐름으로 그림을 그린다오.
나만이 그릴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그림이라오.
몸과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쏟아 노래에 실었고, 노래에 실려있는 소리의 흐름을 부어 그림에 새겼다오.
이제는.....
들끓어 오르던 에너지가 노래를 만나고, 흘러넘치던 노래가 그림을 만나고, 내 공간을 배불리 던 그림들이 글이랑 이야기와 만나면 어떤 새싹이 돋아나게 될지 궁금해졌다오.
내 마음속 해안가 거친 절벽에는 나만이 꺾어 줄 수 있는 이름 모를 많은 꽃들이 피어있다오.
"자줏빛 바위가에 잡고 있던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고전시가 헌화가 ]
내 꽃은 아무에게나 꺾어 바치는 그런 꽃이 아니라오.
그대가 나를 아니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거친 절벽을 타고 올라가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헌화가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