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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별 Jun 26. 2023

글쓰는 공대생

매일 글을 쓰는 변리사가 됐다!

어렸을때부터 수학 과학은 줄곧 잘해왔지만, 언어 영역은 어떻게 공부해야 점수가 잘나오는건지 아무리 공부해도 감이 오지 않았다. 글쓰기와 오랜 세월 담을 쌓고 지내왔다.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나는 공대생이니까'라는 마인드로, 글쓰기 관련 과목들을 최대한 피해갔다. 공대생으로써 글쓸 일이 없어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발명을 글로 표현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히 글만 써야 되는 것이 아니라 발명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발명의 확장성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야하고, 권리범위 확보를 위해 단어 하나 하나 고심해서 써내려가야 하는 직업을 택한 것이다. 게다가 난 기계변리사다.. 기구적 결합 관계를 글로 표현하려니 너무 힘들다. 생전 처음 보는 형상이 나오면 이걸 글로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살면서 글 쓰는걸 싫어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사람 일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글쓰기도 소홀히 하지 말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내가 변리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나는 다양한 발명들을 접해보기 위해 변리사를 택했다. 나는 다양한 기술 및 전공 분야를 접해보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학교 다닐때도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문과 이과 가리지 않고 타 전공의 기초 과목들을 수강했었다. 


그래서 변리사가 되면 다양한 분야의 발명을 접할 수 있으니 내 적성에 잘 맞을 줄 알았다. 현실은 대기업을 상대로 특정 제품에 대한 특허만 접하니 다양한 기술분야를 접할 수는 없다. 실제 내 생각과는 달리 특정 제품들에 대해 특허를 쓰고 있지만, 이것도 이거 나름대로 만족하는 편이다.


글을 어떻게 써나가야할 지 막막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간다. 내가 쓴 특허 명세서들의 퀄리티도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있다. 내가 작성한 특허 기술이 제품에 반영되어 출시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다. 


언어 영역과 담을 쌓은 공대생 분들이 처음 변리사 일을 접하면 좀 고생하실 수 있지만,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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