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명흔 Jan 15. 2024

24  이제니 시인의 '얼굴을 보는 것'

얼굴을 보는 것

우리는 아주 작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는데

 

얼굴과 얼굴을 가만히 마주 보는 것은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의 일이었다고

 

이제니 시인의 시 <얼굴을 보는 것> 부분




누군가 그랬다. 얼굴을 마주 본다는 건 서로 그윽하게 바라보는 눈 맞춤이고, 눈 맞춤은  마음과  마음을  포개는 기본적인  신뢰라고. 서로의 얼굴을 오래도록 마주 보는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일이라고 말하는 시구절이 당연하면서도 새삼스레 여겨진다. 얼굴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 떠오르니 마음이 통할 까닭이 있겠는가. 그러니  그 이상의 관계미학도 인간관계에서의  중요한 화학작용도 일어나지 않을 수밖에. 시구절을 입안에서 굴려 보다 나도 모르게 맘이 켕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