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아저씨
정류장 지킴이
8년 전 당진 이사 온 후 허리가 심하게 아파서 한의원에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침 맞으로 다녔었다. 그 때 보았던 어르신 이야기다. 지금은 잘 계시나 몰라?!
당진에서는 교통편이 많지 않아 도저히 차가 없으니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었다.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견뎌내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하게 되었다. 이젠 서울까지도 거침없이 고고다. 그래서 아쉽게 그 분이 아직 잘 계신지 볼 수가 없다.
"기지디리, 딘평 거달리 oo ooo oo..... 이 분 후에 도착해유~
조금만 기다리셔유”
당진 구 터미널 정류장에 어눌한 발음으로 어디 가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 정확하게 안내해
주시는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가 있었다.
내가 본 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 늘 그 옷차림이다.
당진 시내버스는 다 이 정류장을 거치는 듯한 이 곳 '구 터미널 오거리 정류장'에 계신 이분이 나는 참 궁금하다.
핸드폰으로 찾아서 알거나, 벽에 붙어있는 버스 시간표 보거나 이미 오래 사신 분들은 다 알고 있을 버스 시간표를 다 외워서 일일이 큰소리로 안내해 주셨다.
가끔 누가, 어디 가는 버스 몇 번인지, 언제 오는지, 어디 가는 버스 있는지, 등을 물어보면 줄줄이 꽤고 있던 것을 풀어내셨다.
새로운 누가 그 정거장에 나타나면 "엄니 어디 가슈? 압지 어디 가슈? 아줌니 어디 가슈? 하며 물어서 까지 알려주기도 하셨다.
캬!! 대단하시다.
난 그 아저씨가 말하는 지명을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어르신들은
그 분이 알려주시는 것을 듣고, 버스를 기다리거나 타기도 하셨다.
어르신들은 들어서 아는 것이 쉬울 수 있으니, 그 분의 친절이 빛을 발한다.
버스기사님들께는 또 어찌나 정중히 모자까지 벗어가며 허리 굽혀 인사를 하던지.
또 잠시 얘기하던 어르신들께도 안녕히 가시라며 모자 벗어들고 허리 굽혀 인사를 하셨다.
시에서 아님 버스 회사에서 수고비를 주기는 하는 건지?!
덩치는 크시고 연세는 50은 넘으신 듯하고, 어눌한 말투에, 조금은 정상인이 아닌가 싶기도 한, 이리저리 실내(바람막이 비닐로 만들어 놓은 실내?!)외를 바삐 다니시는 그 아저씨에게 그저 좋아서 하는 것뿐 아니라 ‘그 일로 인해 수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저씨의 안내대로 도착한, 내 집이 있는 신평면 거산리로 가는 버스에 오르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