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잘 살자!!

by megameg

HJ 엄마는 몇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한 친구다.

중국 한비자의 속담 중 '유연천리래상회(有緣千理來相會) 무연대면불상봉(无緣對面不相縫)'라는 속담이 있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떨어져 있어도 만나게 되며, 인연이 없다면 얼굴을 마주하고 있어도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속담을 알게 되면서 생각나는 일이 있다.


HJ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후, HJ엄마 일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지런한 HJ엄마는 늘 무슨 일이든 찾아서 한단다.

아이들이 크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심심하고, 용돈 벌이도 되고, 남는 시간도 활용할 수 있다고 좋아라 한다.


새로 일하게 된 음식점이 김가네 ㄷㅊ점이란다.

일하는 시간과 조건이 자기와 맞아서 찾아간 곳이었단다.

그래?! 어! 이 집사(지금은 권사)네 인가??!!


그곳은 찬양단에서 토요 연습 후 회식을 하던 곳이다.

사장님이 교회 다니는 듯해서 어느 교회 다니는지 물었단다.

KD교회 다닌다고 해서, 거기 친구가 다닌다고 했단다.

어머! 어머! 어머!!

너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동갑내기 이 집사와도 친하게 지내는 터라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던지.


HJ 엄마와의 인연은, 결혼 후 4년 만에 아들을 임신하고 살던 ㅇㅅ동 집에서부터 시작됐다.


아들을 품고 이사를 했었는데, 아래층에 HJ네가 살고 있었다.

HJ는 생일이 빨라서 이미 태어나 있었고,

아들은 아직 내 뱃속에 있을 때이다.


-참 오래전 이야기다. 36년 전이니-


난 아들 낳고 3년 후, 딸이 7개월 되면서 이사를 했으니, 한 4년은 그 집에 살았었나 보다.

위, 아래층에 살며 잘 지냈고, 서로 다른 집으로 이사한 후에도 가끔 연락만 하고 몇 년에 한 번이나 만날까?!

각자 서로 다른 생활이 있으니 잘 만나지지 않았다.

그 동네에 아들 또래가 한 명 더 있었는데, 흠! 그래, SY이다.

그 아가는 무는 버릇이 있어서, 동네에서 아주 요주의 아가였었다.

SY엄마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못하면 옆에 있는 아가들을 잘 무는 SY이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HJ엄마와 흉을 보곤 했었던 기억이 있다.

SY네는 남편이 직장을 옮기면서 이사를 해서 연락이 끊어졌다.

우린 ㄱㄷ동를 벗어나지 못하고 요기조기 옮겨 다니며 산 덕분에, 아직까지 연락을 하며 지내고, 아이들보다 엄마들끼리 더 잘 지낸다. 몇 년에 한 번, 만날지라도.

오히려 아이들은 서로의 안부를 엄마에게 묻는다.


‘깊은 인연’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또 있다.

아들이 교환학생으로 미국을 가기로 하고, KM 고를 한 학기 동안만 다니게 됐을 때, 학교에서는 그래도 좀 먼, ㅇㅅ동에 살던 HJ도 KM 고에 온 것도 신기한데, 같은 반까지 된 것을 참으로 신기해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보고 고등학교에서 만났으니 신기할 수밖에.

아들이 집에 와서 놀라워하며 “엄마! HJ, 우리 학교 왔는데, 우리 반이야!”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 이렇게 인연이 닿았다. 우리가 자주 만난 것이 아니어서 더 그렇게 생각된다.


지금 생각하면 좀 겁나기도 한다. 평소에 잘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래도 우리가 서로에게 못하진 않았던 것 같은 건 잊을 만하면, HJ엄마가 먼저 전화를 한다.

잘 살고 있냐고. 미안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어서 나도 명절 안부 메시지를 보낸다. 그 정도로도 관계가 유지 되는게 감사다.


이젠 너무 멀리 사니 거의 잊고 지내다 가끔, 아주 가끔 통화나 한다.

그래도 매일 만나는 사람들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듣기도 하며 반갑게 통화한다.

HJ엄마와 나는 서로 완전히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지만, 속 깊은 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인 듯하고, 오랜 친구라는 생각이 있는 듯하다.

굳이 '만나자'하지 않아도, 거기 잘 있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하다.

기회가 되면 반갑게 만나겠지만...

그때 김가네에서 모르긴 몰라도 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 어디서든 함부로 행동하고 함부로 살면 안 되는 거다.

평소에 잘하고 살자. 평소에 잘하고 살자.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지 하나님만 아시는 일이니.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전화 해 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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