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UCH' (머물고 싶은 디자인)

3년 후, 다시 찾은 책과 글 (수정본)

by megameg

벌써 10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무엇을 하며 살았나? 돌아보면 밖으로 나돈 시간들이었다.

어쩔 수 없이 떠밀려 테니스 모임 총무(겸 회장)를 맡게 되면서 몸은 힘들어도 책임감에 징징거리며 매일 나갈 수밖에 없었다. 회원 관리, 매일 인원 체크, 코트 상황 알리기, 인원 부족일 때 채워줘야 되고, 도민체전 생활체육 테니스 팀에 들어가게 되면서 가끔 종합 운동장으로 연습도 다니며 바쁘게 돌아갔다.

어떻게 하든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하니~ 그렇게 출근하듯이 아침에 10시쯤 코트에 나가 오후 3시쯤에나 집에 들어왔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이렇게 매일 하는 것은 체력도 안 되고 다른 일에 지장을 주니 아닌 것 같으면서도 언제부턴가 나가지 않으면 뭔가 빼먹은 듯, 이상해서 습관적으로 나갔다.


밖으로 돌아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몸이 피곤해서 책 읽을 시간을 줄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 됐다.

책에 집중할 수도 없었고, 생각도 마음도 저 멀리 딴 곳으로 붕 떠 있었다.

토론 땐 논제에 집중도 안 되고 '이게 맞나?' 하며 엄한 얘기 하곤 후회하기도 했다.

우쒸~ 결국 몸에 탈이 나기 시작했고 병원, 한의원 투어를 했다.

물리치료는 그때뿐이고, 더 이상 약도 먹기 싫고, 온몸에 멍이 드는 그 아픈 도수치료를 다시 받기 시작했다. 회복을 기다리며~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 아니라 내 몸에 무리가 되게 했던 거였다.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덜 했지만 내겐 과했었나 보다.


그래도 한 달에 두 번 서울 교회 가는 것을 우선 한 것과, 틈틈이 모이토 토론 책을 찾아 읽지 않았다면 참으로 허망한 시간이었을 테다. 그래도 책 욕심은 있어서 읽고 싶은 책이 보이면 사기는 산다. 그러니 대기 중인 책들이 쌓였다. 에효~


또 딸의 결혼과 당진에서의 신혼살림, 딸이 아빠와 함께 일하게 되고 난 도시락을 싸게 되면서 오전 시간은 아주 그냥 정신없게 지나갔었다.

오후 시간이면 피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서 무엇보다 글쓰기를 하지 못한 것과 시 한 편 제대로 읽을 생각을 못했다. 핑계일 수도 있겠으나~


여하튼!!! 올해 문집 글 중 한 편은 이 책을 소개해야겠다.

-목사님 설교 때 인용하신 책인 '터치'(치유와 성장을 부르는 촉각의 과학)라는 책을 사려고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게 된 책이다.

사려던 책은 따뜻한 스킨십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인데 전혀 다른 책을 사고 말았다. 사려던 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 책은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내게 후욱 들어왔다.

-우리가 살면서 주위의 것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때론 이런저런 상황이 닥쳐서 급 관심과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겠다.


이번엔 내게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게 했던 이 책이 다른 분들의 마음도 조금은 움직이게 하길 기대하며, 그러기에 충분한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어쩜 눈으로 보기에만 좋을 수도 있겠으나! -

건축물에 대한, 공간에 대한 나름의 소견들이 있겠다.

이런 책들도 읽어 보며 자신의 소견도 정리해 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너무 맘에 드는 책이어서 틈틈이, 천천히 조금씩 아끼며 정리하며 읽었다.

건축 전문 서적인 것 같지만 너~무 전문적이지 않아서 나 같은 관심러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중간중간에 짤막한 내 생각들을 '■' 표시를 해서 넣었다.

사진이 원본이 아니니 사진을 넣어도 될까 고민을 했지만 조금이라도 느낌을 보여주고 싶어서 부족한 대로 추려서 올린다.


'THE TOUCH'(머물고 싶은 디자인) / 킨포크 & 놈 아키텍츠

INTRODUCTION 서문- 각 챕터에 대한 짧은 소개의 글

LIGHT 빛

NATURE 자연

MATERIALITY 물질성

COLOR 색

COMMUNITY 공동체

APPENDIX 부록- 건축 소품들로 쓰인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스케치, 조명들, 가구들을 소개한다.

■ 다섯 챕터로 나누고 많은 사진이 곁들여 있는 288쪽 210x288x20mm 일반책보다 다소 큰 양장본으로

세계 곳곳의 '사람이 중심이 되고, 마음이 쉬어가며, 오래도록 그 안에 머물고 싶은' 건축물 25곳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짤막하게 써놓은 글을 읽으며 건축은 이과적 기질뿐 아니라 문과적 기질도 갖고 있는 사람이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한테서 가끔 잠시잠시 '어! 저런 면이 있었네'하고 느끼던 예술적 감각?! 또는 감성적인 모습들 같은?!-


A. LIGHT 빛

'빛은 시각적 감각만을 뜻하지 않는다. 피부에 느껴지는 따스함. 빛이 잘 드는 방의 만지기 좋은 온도의 물건들. 빛은 시시각각 공간을 변화시킨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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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 스튜디오 플래그숍. 서울(위)

★식당, 야쿠모 사료(여덟 개의 구름이라는 뜻) 도쿄 일본(아래)


빛은 분위기와 공기를 만드는 원천이다. 빛은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연출하는 원천이다" 건축디자이너 오카타 신이치로의 말에 동감한다.

르코르뷔지에가 현대 건축가들에게 "건축은 숙련되고 정확하고 장엄하게 볼륨들을 빛 속으로 모으는 작업이다."라고 상기시킨다. 건축에서 햇빛의 역할은 아주 막대하다. 서서히 변하는 햇빛의 리듬은 사람의 기분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빛은 시간, 계절과 날씨, 구름의 흐름을 알려준다.

‘디자이너들은 그림자를 이용해 빛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지만 태양광의 무절제한 눈부심은 건축가에게 빛과 그림자를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숙제를 남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존 포우슨은 '분위기가 없으면 건축이 아니'라고도 한다. 또 '건축은 재료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 과정에서 어떤 느낌을 주느냐가 전부'라고도 한다.

■건축디자인을 하면서 빛이 건물에 비추이는 느낌도, 실내에 들어오는 빛의 느낌까지도 건물을 짓기 전에 느낄 수 있는 감각과 표현하는 능력은 상상력이 기본이 되어야 하겠다. 그런 빛으로 인한 건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미리 상상하고 디자인을 하나 보다. 그런 능력은 예술가의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일 테다.


B.NATURE 자연

자연은 현재의 순간에 머물게 한다.

비 오는 소리, 비 온 뒤의 땅의 냄새, 집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려면 살아 있는 것들, 즉 생명을 안으로 들여야 한다. 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지형을 활용해 집의 보호 기능을 살려 외부는 거의 자연을 그대로 반영하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자연 속에 있는 자신을 투영하게 된다.'는 빌바오의 말이다.


★코퍼 하우스 2 레지던스, 촌디, 인도
★로스 테레노스 레지던스, 멕시코

건축가 요나스도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물질들은 시간에 따라 그 아름다움을 더해 가는데 시간의 흔적이 특별함을 더합니다. 오래전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돌로 지었을지 몰라도 오늘날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느끼죠. 자연과의 완전한 일체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이에요."라고도 했다.


■자연 속에 녹아 있는 건축물이다. 멋지다. 로스 테레노스는 거울을 외장재로 사용했다. 이럴 때 “유니크하다 ‘라고 하던가?!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다. 실내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실외에서는 실내가 전혀 보이지 않아 사생활 걱정은 노노!! 그렇지만 이곳에 산다면 살짝 무서울 것 같기는 하다.


★호시노야 교토. 호텔, 일본

'시간의 흐름을 확인할 시계도, 현대 도시의 어떤 징표도 찾아볼 수 없는 손대지 않은

자연이 있는 고대의 그곳'.

■일본을 느낄 수 있는 곳인 듯. 나라마다의 특성이 건축물들에서도 나타난다.

이 책에 소개된 일본 소재 건물들은 딱 봐도 일본이다.


★K 하우스. 레지던스, 스리랑카

"건축가로서 본능적으로 자연에서 벌거벗고 있는 이 강렬한 느낌을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주변과 색을 맞추고 지역에서 나는 재료들로 작업해서 실내와 실외 사이에 소통이 유지되도록 해야 했다." 놈 아키텍츠의 말이다.

"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강조하고, 그것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걸 즐긴다."라고 데 코티스는 말한다.

'가족에게, 자연에게, 집에서 느껴지는 이 유대감. 보기 좋은 공간뿐 아니라 느낌이 좋은 공간을 만든다는 자부심. 인간의 감각을 끌어올려 행복이 깃드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놈 아키텍츠는 말한다.



★ 레지던스, 예비크, 노르웨이

'건물 내부가 벽으로 나뉘지 않는 구조를 대체할 창문을 제안한다.'

'현대의 클러스터주택은 높이와 재료에 변화를 주어 구분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그래서 굳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 가는 나무나 가죽을 보면, 만지고 싶은 질감에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그윽한 멋이 풍긴다.'라고 하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데 코티스 레지던스, 밀라노, 이탈리아

"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강조하고, 그것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걸 즐긴다."라고 데 코티스는 말한다.

■중후한 낡은 것의 멋스러움을 말하나 보다. 오래된 것들에게서 느껴지는 친밀감에서 오는 깊은 끌림과 매력은 향수를 불러일으켜 가슴을 참 따뜻하게 한다.



C. ON MATERIALITY 물질성에 관하여

(재료)

'극도로 위생적이고 날렵한 디자인은 보기만 하되 만지지는 말라는 듯 인간이나 그 주변 환경과의 물리적 접촉을 제한한다. 하지만 물질성을 강조하는 건축은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듣는 감각의 가치를 부활시킨다. "음악과 비슷하다. 재료가 지닌 풍부한 질감, 냄새, 느낌은 뭐라고 콕 집어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어도 뭔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라고. 촉각에 집중하는 건축가 스티븐 홀의 말이다.


또 홀은 '건축계가 마감재등으로 합성물질을 사용하면서 감수성을 상실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환경주의는 사람과 자연의 건강을 개선하는 건축적 대안으로써 촉각적 건축으로 회귀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광이나 인공광으로 충전할 수 있는 빛 복사 콘크리트, 밟아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바닥재에 넣는

셀룰로오스 나노섬유등의 발명으로 인간과 건축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맺고 건축물에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는 일이 가능하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FLAT #5 레지던스, 상파울루, 브라질

'촉감이 살아 있는 나무와 돌은 재료로서 특별한 깊이감을 준다. 자연은 절대 단순하지 않아 유기적인 풍경을 만든다.'

■ 동감한다. 초록이라고 다 그냥 초록이 아니다. 하늘색도, 바다색도, 구름색도 모든 자연의 색은 참으로 다양해서 유기적인 풍성한 색들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와~ 그림 같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근데 자연은 그림보다 더 훨씬 아름다울 뿐 아니라 경이롭기까지 하지 않은가.

그 표현은 아마 그대로 멈춘 듯, 너무 아름다워, 숨을 멈춘 상태에서 보는 모습, 그 아름다움의 정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박물관, 마라케시, 모로코 (이브 생 로랑 박물관)

'벽돌의 불규칙성과 배치 방식은 완벽한 곡선에 대한 환상을 매혹적으로 펼친다.'

"빛의 물질성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며 시시각각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입생로랑 박물관을 지은 스튜디오 KO의 말이다.

" 인간의 감각 체계 중에 중요한 것은 실존적 감각, 즉 자아감입니다. 우리는 눈뿐 아니라 우리의 존재 전체를 통해서 건축물과 만납니다."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의 말이다.

■ 여보가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해 오면서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내 집을 짓기는 쉽게 하루 이틀 결정할 일이 아니야.

건물 디자인은 고민하고 고민해서 결정을 내린 후에도 건축주들은 또 새롭게 맘이 바뀌기도 하거든.

그래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충분히 기다려줘야 해."라고 했었다.

삶 전체를 통해 이뤄낸 건축물이고, 사는 동안에도 그 건축물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겠다.

이것이 실제 내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건축물은 삶의 반영'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자연물질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돌은 퇴적작용을, 나무는 성장을 이야기하죠. 화학 물질은 생명과의 관계나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지 않지요. 자연 물질들은 근사하게 낡아 가며 운치를 풍기지만 인공 물질들은 추하게 닳을 뿐입니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과 느낌을 상상하는 능력이에요. (중략) 건축이 친밀하고 매혹적이고 다양한 개성을 존중했으면 해요."라고 팔라스 마는 말한다.


덴마크의 디자인기업 프리마 본사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현대적인 분위기 중간이다. 100년 가까이 약방 건물이었다. 완벽주의를 삼가는 프리마의 기풍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긁힌 곳, 콘크리트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곳, 이런 캐주얼함이 오래된 것과 새것을 이어 주면서 극도로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에 비해 덜 낯설고 응집성을 갖게 한다는 프리마 스튜디오의 설명이다. 시각적 풍요로움은 이들의 철학이다. 즉 보이는 것은 모두 그 존재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 부딪치며 공존하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인간과 밀접한, 작품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서의 건축물!

그것이어야 하는 이유인가 보다.


★쇼룸(프리마 스튜디오), 코펜하겐, 덴마크

프리마는 자연 재료를 사용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스튜디오 건물과 마찬가지로 전시품들도 닳고 망가질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우린 실수도 저지르고 변덕도 부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도 품어주는 문화를 좋아한다.

그것도 그저 자연이 지닌 속성의 일부다."라고 말한다.

■ 깨지면 깨진 대로 긁히면 긁힌 대로 색이 바래면 바란대로의 모습까지도 소중히 여겨 어떤 ‘삶을 멋스러운 건축물’로 변화해 내는 능력을 말하는가 보다.


D. COLOR 색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건축가들은 색을 부수적인 개념이 아니라 공간 물질성의 확장으로 본다.'라고 한다. 실내에 무지개색 팔레트 같은 디테일을 더해 연출하거나 색을 통해 집과 자연환경을 하나로 연결시킨다고 한다.

★호텔, 교토, 일본

비쥬 레지던스의 펜트하우스의 색채 배합은 기존의 색에서 시작했다.

가정집을 개조하면서 찾은 붉은 벽돌 그대로 사용했다. 색을 통해 따뜻한 느낌을 전달한다.

고객들에게 온기는 대단히 중요해서 편히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커튼도 진흙으로 염색 제작 했고 ,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리는 마감재를 발랐고, 꽃 장식으로 계절감을 준다.

회색빛이 감도는 분홍색 대리석 바닥에서는 레몬색과 크림색, 연한 자줏빛이 스며 나온다.

흐린 날에는 이 색들이 복잡하고 섬세한 느낌이 더 짙어진다.


★덴마크 북셀란섬의 레지던스

얼룩덜룩한 회색과 베이지, 갈색이 뒤섞인 이 집은 날씨가 바뀔 때마다 색이 달라 보인다.

놈 아키텍츠는 풍경과 어우러지고 함께 변하는 집을 만들었다.

"색채감이 있는 요소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 그들이 먹는 음식,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어야 한다.

깨끗한 캔버스에는 중요한 것만 부각된다. 함께하는 단순한 삶이 그것이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새것처럼 깨끗한, 반짝이는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첫 흠집이 무척 속상할 것이다. 자연 재질들은 사용할수록 정말 근사하게 낡아 간다. 낡아 갈수록 아름다워진다." 비예어 폴센의 말이다.

■ 자연 재질이라 함은 나무, 돌들이겠다. 이런 것들의 색도 너무 유기적이라 어느 한 가지 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 세월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낡은 것의 아름다움까지 더하면 품격 있고 은근하고 고유한 나름의 색이 형성되지 않을까?! 더 귀하다.


★드베제 레지던스, 베를린, 독일

'세련된 선과 차분하고 모던한 디자인에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다. 눈에 띄는 선명한 색을 추가해 미드센추리 디자인을 더욱 즐겁게 해석했다'라고.

■ 나는 근사하고, 우아하고, 스며들 듯 편안하고 신비로운 색들도 좋지만

그것과 더불어 가끔은 산뜻하게 번뜩! 와! 탄성이 나오게 쌈빡한 느낌의 밝은 색이 과하지 않게 보이면

훨씬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리듬감도 느껴지고, 귀여움에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


★호텔, 오노미치, 일본

디자인을 맡은 뮈리네 케이트 디닌은 "나는 사물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색은 언어니까."라고

말한다. 또 "색은 사람들을 공간에 머물게 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아주 유용하다."라고 한다.

'객실들은 톡 쏘는 듯한 느낌을 주어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단다.

데이비드 툴스트럽은 '재료의 물질성이 주는 따스함을 강조한다.

자연 재료에서 낸 색에서 찾는다고. 색채 작업은 모든 것들이 지닌 강렬한 점들을 조화시키는 작업이라고. 색에는 즐거움이 있고 커다란 동작이 아니라 주위환경에 가미된다'라고.

■ 아마 환경에 색이 녹아들게 한다는 말인가 보다. -'단순히 겉면에 색을 덧대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색에 깊이 묻히도록 작업한다'라고 말하는 걸 보면.


E. COMMUNITY 공동체

어떤 공간이 아름답지만 불편하다면 주요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일스 크로포드는 "디자인은 모든 것을 묶는 풀이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을 함께 하게끔 디자인하는 것은 전에 없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화센터(아름지기), 서울, 대한민국

"한옥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사람들은 이 전통 가옥이 얼마나 편안한 느낌을 주는지, 그 안에 있으면 모든 동작과 움직임이 얼마나 여유 있는지 이야기하곤 한다. 이렇게 전통적인 공간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아름지기 재단 신연균이사장의 말이다.


★이탈리아 묘지 툼바 브리온

'질병이나 죽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드는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의 천재성이 기념비적인 곳. 그는 무덤이 죽은 자들의 안식처뿐 아니라 산 자들의 쉼터가 되길 바랐다'라고.

'공동체 건물은 허세와 야망을 줄이고 공동체 자체에 귀를 기울이는 건축가가 필요하다고.'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지만 디자인은 기능적이고 융통성이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뭔가가 작동해야 한다. 엄청나게 멋지게 보이지 않더라도 모든 요소에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라고.

'건축가들이 공동체의 개념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절제된 건축은 어쩌면 공동체의 틀을 만들고 그 공동체가 번영하고 진화하도록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스 크로포드는 "건축이 사람들을 한데 모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질성, 존엄성, 관대함, 따뜻함 같은 것들이 기본이 되어야 해요. 이런 것들이 인간의 아이디어보다 더 지적이지는 않지만 인간적이죠. 궁극적으로 공동체는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만들어야 해요."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도 대단위 공원묘지가 있다.

가족들이 먼저 떠나신 분을 기리며 편하게 쉴 수 있는 공원의 기능을 갖춘 공동묘지이다.

옛날의 스산한 공동묘지가 아니라 구조물 하나에도 디자인을 가미해 공원 분위기를 살려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게 한 것은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에뜨 햄(스페인어로 '집'을 의미함) 호텔. 스톡홀름. 스웨덴

정교하면서도 만져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집처럼 편안한 호텔. 공동 공간의 중요성, 신중하게 고른 물건들, 편안한 분위기 등으로 현실 구현 가능함을 보여준다.

호텔의 세심한 배려로 손님이 분위기를 만드는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일스 크로포드의 작업. 원래 20C 초 스칸디나비아 모더니즘의 토대로 지어진 집이었던 곳을 개조했다고 한다.

■보기에도 편안해 보인다. 영화에서 보는 외국의 가정집을 연상하게 하는 호텔이다. 유럽의 평화로운 가정 같은 곳에서 한 번쯤 묵어보고 싶게 만드는 호텔이다. 건축물은 사람과 더불어 존재하므로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겠다.


■ Appendix에 소개된 디자이너들의 생활 소품들도 멋지다.

이런 유의 책들을 보다 보면 보는 눈이 높아진다. 그러나 실제 내 삶에서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그저 쉽게 구해지는 것들이다. 나름의 쓰임에 맞게, 나름의 특성에 맞게, 나름의 고민들을 거쳐 취사선택 한다. 비싸고 좋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아니어도 내게 맞는 것을 고민하며 찾아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내 것'이다. '사물을 체화'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더 귀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이것저것 생각하며 설계하고 지어야 하는 건축에 관해 문외한인 나는 건물보다는 내가 사는 실내 공간만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남서향인 우리 집엔 햇볕도 깊어졌다. 오후 3~4시쯤이면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주방 뒷 베란다 문까지 들어온다. 햇볕이 좋은 날에 현관문을 들어서면 '우와!' 너~무 환해~ 너~무 밝아!!' 하며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난 그 느낌이 참 좋다. 딸은 너무 밝아서 편한 느낌은 없다고 하지만 내가 고른 흰색의 환함과 무엇을 놓아도 수용하는 그 느낌과 깔끔함이 좋다. 거기에 좀 심심하다 싶으면 귀여운 빨강이나 진중한 느낌의 곤색 또는 밝은 초록잎들 정도를 살짝 더하면 참 좋다.

너무 밝아 눈이 부시면 흰색 면커튼을 치면 아늑해진다. 쉬이 더러워질 것은 염려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오염된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밝음으로 커버가 되는가 보다. 내 마음이 복잡하니 내 공간은 단순한 흰색이면 족하다.

넓지 않아도 내 공간은, 내 삶은 언제나 '밝음' 또는 '맑음'이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처럼~ (수풀)林 (밝을)昭 (바랄)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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