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출과 부동산

- 레버리지란 이런것일까? -

by 부자형아

이제부터는 시간 싸움이다.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과 부동산 계약.

수호와 은채는 일단 대출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값 상승분으로 후순위 대출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없었지만, 이자를 가장 적게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많은 곳을 알아봤지만, 이자가 6% 아래인 곳이 없었다.

1억을 금리 6%로 계산하면 연간 이자만 600만 원이다.

매달 50만 원 정도, 너무 비싸다.


“오빠, 우리 보나네 은행 한번 가볼래? 제2금융권이긴 해도 혹시 금리가 더 낮을지도 모르잖아. 한번 연락이나 해볼까?”


보나는 수호와 은채의 오작교 역할을 해준 친구다.

은채가 보나에게 전화를 한다.


“보나야. 오랜만이야. 잘 지냈지?”

“나야 뭐 항상 똑같지. 무슨 일이야?”

“다른 게 아니라 우리 집 담보로 후순위대출 좀 받아서 반찬가게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대출 좀 알아봐 줄 수 있어?”

“후순위대출? 가능할 것 같긴 한데 내가 담당하는 부분이 아니라서 알아보고 다시 연락해 줄게! 근데 갑자기 웬 반찬가게??”

“오빠네 동대문이 요새 잘 안돼서, 우리가 새로 다른 걸 해보려고 생각 중이거든.”

“수호네? 코로나 터지고 동대문이 안 좋아져서 힘들었나 보구나. 알겠어! 내가 빨리 알아보고 연락해 줄게!”

“응응!! 고마워.”


얼마 뒤, 수호와 은채는 너무나 깜짝 놀랐다.

4%의 금리로 1억까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이다.

필요한 서류만 준비해서 오면 된단다.

연 4%면 한 달에 33만 원 정도다.

보나에게 연락해 보길 정말 잘했다며 수호와 은채는 서로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런데...


채무자 : 사업자

주민등록등본 1통

주민등록원초본 1동

사업자등록증

임대차계약서

부과세과세표준증명원 최근1년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건강보험료납부확인서 최근1년

인감증명서 2통

지방세납세증명서

국세납세증명서

세목별과세증명서

인감도장


담보제공자

전입세대열람내역서

주민등록원초본2통

지방세납세증명서

국세납세증명서

세목별과세증명서

인감증명서 2통

인감도장


아니 무슨 대출 심사에 필요한 서류가 이렇게 많은가.

수호는 문자를 받고는 하나하나 어떻게 서류를 발급받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집 명의가 은채였기에, 담보제공자 서류까지 모두 준비해야 하는 상황.

수호는 며칠 동안 발급 방법을 알아보고, 각종 기관에 돌아다니느라 동분서주했다.

대출서류를 겨우겨우 준비하여 제출하였다.

대출 심사 결과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수호는 본인과 같은 서민에게 대출의 문턱이 높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좋은 자리를 구하기 위하여 매일 상가 임장을 다녔다.

평일에는 혼자, 주말에는 만삭이 다가오는 은채와 함께 좋은 자리를 찾고 또 찾았다.


부동산 공부를 하며 상가 투자반 수업도 들었던 수호는 강의 내용들을 생각해 보며 괜찮아 보이는 자리를 여럿 찾았다.

하지만 권리금이 있거나 월세가 터무니없이 높은 곳들이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알아봐 준다고는 했지만 직접 좋은 몫의 자리를 찾아내고 싶었던 수호는 갑자기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형님, 혹시 지금 매장에 계세요? 저 물어볼 게 있어서 형님 좀 만나러 갈려고요. 지금 형님 매장 근처입니다.”

“지금 매장에 있어. 와도 돼~!”


다행히 수호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매장에 있었고 수호는 만나러 달려갔다.

이 형님으로 말하자면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를 초창기에 시작하여 수많은 가맹점을 운영해 봤던 사람이다.

장사 수완도 좋을 뿐더러 상권을 보는 눈 또한 탁월했다.


“형님, 프랜차이즈 반찬가게 계약했는데 여기 근처에서 하려고요. 좋은 자리 좀 알려주세요!”

“야 인마, 무슨 가게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하려고 그래? 준비는 제대로 한 거야?”

“준비할 게 뭐 있습니까, 프랜차이즈인데! 그냥 해보는 거죠!”

“장사라는게 그리 쉬운 게 아니야! 특히 요식업은 더더욱! 형이 요리사 출신이잖냐. 근데 진짜 못 해 먹겠더라고. 너무 힘들고, 지금도 온몸이 만신창이야. 잘 생각해 보고 시작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또 술만 안 마시면 부지런의 아이콘이지 않습니까”

“그래. 너야 뭐 워낙 부지런하니까 괜찮겠지. 자리는 좋은데 많이 나왔지, 코로나로 망한 가게가 엄청 많거든. 저 위에 마트 있잖아? 마트 가기 전에 마을버스 종점 하나 있는데, 거기 바로 앞에 공실 자리 하나 있어. 내가 거기 아이스크림 가게 하나 더 넣을까 말까 고민중인데 네가 하고 싶으면 거기서 한번 해봐. 코로나 전에는 바닥권리금만 3,000만 원씩 하던 곳이야. 지난주에 무권리로 나왔어. 프랜차이즈 빨래방이었는데, 본사가 망해버려서 그냥 보증금 받고 나갔다고 하더라고. 한번 가봐!”

“오 그래요? 역시 형님 뵈러 오길 잘한 것 같아요! 한번 가보고 연락드릴게요!”

“수호야, 너무 붕붕 뜨지 말고 차분하게 잘 알아보고 진행해.”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때도 수호가 ‘온몸이 만신창이야’라는 형님의 말을 귀담아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이야기를 알아듣기에 수호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산전수전 겪으며 직접 장사를 해본 형님의 말이...

부동산 공부한답시고 컴퓨터 앞에서 끄적거리는 수호보다 100배, 1,000배 뛰어났다.


형님이 알려준 자리는 수호가 지나가면서 본 자리였지만 좋은 자리라고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몇 날 며칠을 그 자리에서 지켜봤다.

아침저녁으로 유동 인구를 조사해 보고, 주변 상권은 어떤지, 수요가 괜찮은지 살펴본다.

또한 주변 부동산을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물어보기도 하고 조언도 구해보았다.

형님 말대로 이만한 위치에 이 정도 가게는 없을 것 같았다. 주변 가게들도 장사가 잘되고 있었고, 유동 인구 또한 엄청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 시작하면 ‘망하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에 잠긴 수호였다.

결국 수호는 형님에게 전화를 건다.


“형님! 저 거기서 장사 할게요! 부동산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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