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마음이 필요한가?

배움의 자세 : 일상 (5)

by 예준

열정이 다 소진되었던 올해 초. 저는 지금도 다시 열정을 불태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민을 하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열정이 꼭 필요한가?'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열정이 있으면 좋겠죠. 아니 사실 모르겠습니다. 열정이 있었어서 좋았던 거 같은데, 막상 뒤돌아보니 열정보다는 책임으로 움직였습니다. 과제를 해야 하니까, 졸업해야 하니까, 제가 벌여놓은 일이니까,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 다양한 책임으로 달려갔고 열정은 약간의 보너스 같은 것입니다. 가끔 회의감이 들고 살짝 지칠 때 '나는 이게 좋아서 하는 거야, 열정, 열정, 열정!' 이런 식으로 버프를 준다고 할까요.


그렇다 보니 거의 다 타버린 열정이 없다고 해서 딱히 허전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지는 않습니다.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일단 일을 저지르면 저는 최대한 책임을 지고 수습하기 때문에 일단 해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것도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많고, 아이디어도 많은데 행동할 열정이 없다. 지금 돌아보니, 그냥 회피하기만 했습니다. '조금 더 상황이 갖추어지면 제대로 시작하자'라는 완벽하지도 않은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외면하기만 했습니다.


지금 브런치를 다시 제대로 써보기 시작했고, 계획하고 아이디어로만 있었던 일들을 하나둘씩 꺼내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열정이 있어서 행동을 한다기보다는, 행동을 해서 열정이 따라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책임감을 돌아보면 결국 책임감에 의해서 행동을 했고, 행동을 했기에 대학원을 가겠다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행동이 사라져서 열정도 같이 타버리고 그냥 다시 불을 붙여볼 준비만 합니다.


불타오르는 엄청난 열정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은은하게 타오르는 작은 촛불 같은 열정이 남아서 저에게 행동을 요구하고, 행동을 연료 삼아 더 불타오르면 좋겠습니다.


활활 불타오르는 열정은 저를 너무 소진시키기 때문에 저는 촛불 같은 열정을 유지해 보겠습니다. 아니면 라이터라도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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