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라는 질문의 소중함

배움의 자세 : 일상 (6)

by 예준

최근에 그동안 미루고 미루던 동원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전역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말로만 들었던 훈련이었죠. 2박 3일 동안 낯선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기초 훈련을 다시 받는, 참 독특한 제도였습니다. 해외에 머무르느라 그동안 참석할 수 없었고, 공지가 뜨면 늘 제가 한국에 없을 때라 자연스레 건너뛰게 되었는데, 이번엔 더 이상 피할 수 없더군요. 사실 마음 한구석에는 ‘취소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들은 훈련 후기는 다양했습니다. “오랜만에 총 쏘는 게 재밌다”, “어차피 핸드폰만 한다”, “밥 먹고 자다 보면 끝난다.” 실제로 가보니 대부분 맞는 말이더군요.


그렇게 귀찮음을 가득 안은 채 훈련장에 도착했습니다. 입소 후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표정이 같았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기운—다들 귀찮고 짜증 나지만, 그래도 현역들을 위해 얌전히 지내려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처음이었기에 순순히 대기하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멍하니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몇 시간씩 생활관이나 교육장에서 대기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는 거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이 이어졌습니다. 굳이 이렇게 시간을 끌지 않고 훈련을 몰아서 하고, 끝나면 바로 집에 보내면 되지 않을까? 밥도 각자 알아서 먹으면 안 될까? 하지만 곧 알게 됩니다. 이런 질문의 답은 단 하나라는 것을요. “대한민국 군대가 그렇지 뭐.”


군 생활을 돌아보니, 그때도 저는 늘 ‘왜?’라는 질문을 삼켜야 했습니다. 아무리 의문을 가져도 대답해 줄 이는 없었고, 결국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이 편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훈련에서 다시 깨달았습니다. ‘왜?’라는 질문은 결코 사라져선 안 되는 중요한 태도라는 것.


물론 모든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과정 자체가 삶의 의미와 목표를 밝혀줍니다. 이번 3일 동안 그 질문조차 뺏기니, 다시금 ‘왜?’라는 물음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지?”
“왜 글을 쓰고 있을까?”
“왜 이 루틴을 지켜야 할까?”


이 질문들이 결국 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배우게 하며, 성장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오늘도 ‘왜?’라는 질문으로 하루를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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