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질문과 답변 방법
그간 제 브런치를 방문해주신 분들 중에 심심찮게 기간제 교사 면접을 위해 포털에서 검색으로 유입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수험생활을 벗어나 직장인이 되려는 선생님들의 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수험생활만을 지속하는 것도, 일을 하면서 수험생활을 해보겠다는 것도 그 어느 하나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는 것을요.
허공에 던지는 메아리처럼, 답변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 없이 검색해보았을 선생님들을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면접을 먼저 본 사람으로서, 채용되었던 학교의 질문을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늘 면접에서 제 단점을 훤히 드러냅니다. 그런 저를 인정해주고 계약을 하자며 손을 내밀어주는 학교는 제 예상보다 늘 따뜻했고 다양한 삶의 방식에 수용적이었습니다.
면접은 채용이 되는 것이 목표지만,
저와 잘 맞는 학교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요.
Q. 교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한 방법이 있는지?
A. 제가 이 말을 하게 되면 제 핸디캡을 드러내는 거라 저에게 불리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저도 기관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아프면, 감기 증상이 있으면, 기관에 보낼 수 없으니, 제 아이들의 보육에 공백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교사인 제가 수업을 빠지고 연차를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아이들이 아프면 상대적으로 휴가를 쓰기 쉬운 남편이 먼저, 그럼에도 어려우면 도와주실 수 있는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하고, 그럼에도 어렵다면 수업 시간을 피해 지참을 하거나 조퇴를 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채워왔습니다.
Q. 수업 중 엎드려 자는 학생을 보았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A. 아이들도 처음에 교사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줄타기를 합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이를 두고 간을 본다고 하시죠. 처음부터 엎드려 자는 학생은 없습니다. 자게 되면 불호령이 떨어지는 무서운 선생님인지, 애써 졸음을 참아가면서 예의를 지키고 싶은 선생님인지를 아이들이 먼저 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 얼굴을 잘 못 외워 남편이 안면인식 장애가 있다고 놀립니다. 그런데 제가 수업 들어가는 반은, 한 달이면 얼굴과 이름을 다 외워요.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도 아니고, 수업시간에 소외된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의 이름까지 다 외워요. 자기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는 선생님 시간에 대놓고 엎드려 자는 학생은 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교육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A. 인성교육이요. 클릭 한 번으로 일타강사의 강의가 펼쳐지는 시대에,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면서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대체된다면 공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저는 인성교육이라 생각합니다. 매 시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책에서 제가 읽은 내용 중 밑줄을 긋고 수집해놓은 저에게는 보석 같은 문장들이요. 아이들은 제가 국어교사라, 작은 것이도 감성적이라고 핀잔을 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꾸 듣다 보면 어느 순간 한 문장이 마음속에 들어올 때가 있어요. 저는 그 불확실한 희망을 믿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다 문득 그런 문장들이 떠오르길.
Q. 어려운 업무를 맡아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실 자신 있으십니까? 믿어도 되나요?
일을 할 때 제 원칙은 간단합니다. 일이 많으면 능력을 키우면 되고, 능력이 안되면 시간을 늘리면 된다. 아이들 픽업으로 하원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저는 자주 늦게 퇴근할 형편은 못됩니다. 대신 일찍 나오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
또 제가 있는 자리의 성격을 잘 압니다. 기간제 교사는 전 후임자의 대체 근무자로, 어떤 일을 해도 다른 선생님이 하는 일과 비교가 되겠지요. 손이 많이 안 가는 교사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모르면 문서대장 열어서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업무 부장님께 여쭤보는 것이요. 그리고 제가 일하다 난 자리에 정교사 선생님이 복직하시면 업무로 저에게 연락할 일 없게끔, 깨끗하게 정리하고 설명해놓고 나가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