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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 A May 03. 2023

좋은 직장 다니면 부자될 줄 알았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투자를 배워야 하는 이유

유튜브에서 이 영상 저 영상 돌려보며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는 게 어느새 내 저녁의 한 루틴이 되어있었다. "하루종일 열심히 일 했으니 저녁만큼은 생각없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자기위로를 했다. 


어려서부터 게임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어느새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게임 관련 영상으로만 가득차 있었고 요즘은 컨설팅 다음으로는 게임회사에서 일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느 날처럼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몇시간 동안 열심히 영상 시청 중에 '조사하면 돈나와'라는 8-90년대생이라면 모두가 친숙할만한 개그맨 '황현희'씨의 유튜브 채널이 어느새 내 알고리즘에 빈번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송은이 김숙의 국민 영수증'을 재미있게 시청해서 그런 것 같았다. 


유튜브 <송은이/김숙/박영진의 국민영수증>, <황현희의 조사하면 돈나와>


2020년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급락한 이후 다시 주식이 엄청난 속도로 급등하기 시작했을 때 "지금 주식 안하면 진짜 바보" 라는 소리가 한창 여기저기 주변인들로부터 들렸다. 나는 모두가 주식에서 돈을 벌어나가기 시작하자 단 하나의 주식에 대한 지식도 공부도 없이 여태까지 모아놓은 큰 돈을 여기저기 막 넣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주식 시장이 버블을 지나 다시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수익률을 -50%까지 찍고 나서는 '나랑 주식은 성격이 안맞나보다~' 하고는 투자를 등한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조사하면 돈나와'라는 채널이 주식/투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알고는 큰 관심이 들지 않았지만 뭐 어차피 몇시간 동안 유튜브하는 거 잠깐 봐볼까?라는 심정으로 한 두 영상을 보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황현희씨가 추천하는 투자입문서인 로버트 기요사키 (Robert Kiyosaki)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Rich dad, poor dad)김승호돈의 속성이라는 두 책을 읽게 되었다. 두 책이 이야기 하는 핵심 내용은 사실 비슷하다. 그것은 우리가 돈을 위해서 일할 것이 아니라, 돈이 우리를 위해 일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김승호의 <돈의 속성>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사회의 일꾼(Employee)이 될 것인가에 대한 엄청난 교육을 받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은 어떻게 관리 및 투자(Investor)할 것이며 혹은 어떻게 기업가(Entrepreneur)가 될 것인가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교육받지 못한다. 나 역시 같은 교육을 받은 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다니면 당연히 돈도 많이 벌고 부자가 될 것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듯이 매달 받는 월급을 저축해서 부자가 되려면 택도 없다. 아무리 고소득 전문직이어도 그렇다.


예를 들어서, 내가 약 2-3년 뒤 영국에서 받을 수 있는 세후 월급인 £5,500을 30년 동안 아무 곳에도 쓰지 않고 저축만 한다고 가정했을 때 30년 뒤에 비로소 £2,000,000 즉 한화로 33억 정도가 된다. 그런데 살다보면 어떻게 버는 돈을 모두 저축할 수 있을까? 대단한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 자신의 노동 소득은 자신의 생활을 위해 대부분 소비하게 된다. 여기서 내가 내 노동소득의 1/3을 저축한다고 한다면 30년 뒤에는 11억이 내 손에 있게될 것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11억의 가치와 30년 뒤 세상의 11억의 가치가 같을까? 


11억이면 지금 당장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한채를 대출없이 사기에도 벅차다. 매년 2-3%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과거로 미루어보아 30년 후에는 집값이 어떻게 될지 머리를 오래 굴리지 않아도 지금보단 비싸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30년간 열심히 내 노동소득의 1/3을 모은 결과가 서울에 있는 집 한채도 못사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5,500의 월급은 적은 월급이 아니다. 연봉이 약 1.5-2억 정도 돼야 이 정도 세후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석사를 하고 내로라하는 직장을 다니고 오랜기간 열심히 일을 해도 투자를 하지 않으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혹은 우리가 상상하는 여유로운 노후를 보낼 수 없다. 우리 부모님이 한평생 열심히 일하시고도 연금에 매여 생활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아파온다. 우리는 이렇듯 돈에 우리의 생활 수준을 맞추는 Rat race의 고리를 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한살이라도 어릴때부터 고민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부자'란 무엇일까? 이 두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김승호)가 말하는 '부자'의 의미란 노동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생활수준을 문제없이 영위할 수 있는 만큼의 월 소득이 나는 상태, 즉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 그리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금전적으로 지킬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상상만 해도 좋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와 취미생활을 하고 이곳저곳 부담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인생 그리고 내가 아끼는 자들을 주저없이 금전적으로 도울 수 있는 상태말이다. 투자에 대한 고민없이는 이 상상은 평생 상상만으로 그치게 될 것이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투자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시작해야 실패를 겪어볼 여유도 리스크를 질 시간도 있다. 이미 은퇴가 가까워지고 부양할 가족이 많이 생긴다면 내가 질 수 있는 리스크의 여유 공간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지금 당장 시작해도 빠르지 않은 투자 공부를 후회하지 않도록 모두가 한번쯤은 시작해보길 바란다. 위의 두 책 중 특히 로버트 기요사키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는 개인 돈 관리에 대한 나의 프레임워크 그 자체를 바꿔버린 책으로서 투자란 무엇이며 왜 꼭 해야하는가를 가볍게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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