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합격률 100%, 인성 면접 준비의 기본
면접이란 무엇일까?
나는 한국어와 영어로 굉장히 많은 면접들을 보아왔지만 서류 불합격의 경험은 있어도 단 한번도 면접 단계에서 불합격을 받아본 적이 없다. (2020년, 코로나 때문에 채용 자체가 취소된 적은 있..)
남들이 생각하면 조금 어이없는 일이지만 한 번은 자기소개만으로도 뜬금없이 고위직에 헤드 헌팅당한 적도 있다.
나 역시 아직은 직장 경력이 길지 않은 사회 초년생으로, 이러한 글을 쓸 입장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학사/석사/취업/이직을 거치며 피면접자(Interviewee)로서 많은 면접 경험을 쌓아왔다고 할 수 있기에
어떤 형태의 면접이든 면접을 앞두고 있는 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나의 경험을 공유해본다.
면접이란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1)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가, 2) 회사의 문화 그리고 직원들과 어울릴 수 있는가, 3) 뚜렷한 장기적 목표와 신념을 가지고 있는가 등을 평가하는 절차로서, 그 형태와 방식은 산업군마다, 회사마다 크게 나뉘곤 한다.
하지만, 면접에서 불변하지 않고 이뤄지는 절차가 바로 Fit(적합성)의 평가이다.
Fit(적합성)을 평가하는 전형적 질문에는
1) 왜 우리 조직에/프로젝트에 지원했는가?
2) 왜 이 일/프로젝트가 하고 싶은가?
3) 이 경험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있으며, 해당 질문들은 면접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면접의 기본은 '왜?'에 대한 질문이다.
'왜?'에 대한 질문은, 회사 면접으로 예를 들자면
1) 왜 우리 회사인가?
2) 왜 이 부서/직책인가?
3) 왜 지금?
등이다.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스스로에게 찾는 것으로부터 면접 준비는 시작되는데
일종의 Mind map을 그려가며 나만의 일관된 스토리를 찾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왜?'에 대한 답이 준비되었다면 자기소개 역시 그에 따라서 술술 나오게 되는 법이다.
면접을 준비해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우리는 평소 내 인생에 대해서 되돌아 볼 기회도 별로 없고
긴 시간 고찰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여태까지 무슨 활동들을 해왔더라?
하면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때 나만의 연대기를 Mind map 형식으로 그려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Mind map은
(1) 연도별
(2) 분야별 (회사, 여행, 공부, 봉사활동, 교외활동 등)
(3) 단기/장기 목표
이렇게 나누어 빠뜨린 것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며 채워나간다.
아무리 내가 이런 저런 활동들을 중구난방 해왔더라도 자신의 연대기와 장/단기 목표를 직접 손으로 그려보고 고찰한다면 어느 정도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 맞춰 스토리를 짤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본인의 경우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가 전략 컨설팅으로 커리어를 바꾸게 되었는데
면접 준비 시 '왜'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했으며 학부시절부터 지금까지 해왔던 경험들 (공부, 교환학생, 여행, 인턴, 정규직, 스타트업 경험)들과 나의 미래 계획들을 공책에 거미줄처럼 이어나가며 그림을 그렸다.
각각의 경험들을 '왜' 했으며 '무엇을' 배웠고 나는 '왜' 지금 시점에서 이 일을 해야만 하는가,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가, 그리고 이 일을 함으로써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대답하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다.
고민의 결과 - 간략하게 설명해보자면...
"나는 학사, 석사를 경영대에서 공부했으며 여행을 좋아하기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국가마다 다른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보며 스타트업의 기회가 넓다 생각해 스타트업을 시작했으며, 전문적 비즈니스 경험 없이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니 더 경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적 트레이닝을 받아 어떤 산업에서든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유능한 경영인이 되고 싶다 생각해 컨설팅에 지원하게 되었다. 최종 목표는 나의 회사를 직접 만드는 것으로, 컨설턴트로서 얻을 수 있는 경험들이 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스토리가 짜여졌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면접관을 설득하기 앞서 자기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마치 이 일을 위해서 여기까지 걸어온 사람인 것 마냥, 나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내 정신을 설득하고 속여야 한다. 물론 속일 필요가 없으면 더 좋다.
또한 참고로 내가 A를 하다가 어느 순간 B라는 일을 지원하게 되었더라도 '왜?'를 잘 설명하면 된다.
A로부터 무엇을 깨닫고 배워서 B를 하기로 결심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면 면접관도 사람이니만큼 이해하고 넘어간다.
솔직히 누가 태어나서부터 같은 꿈을 꾸고 그 직업을 실제로 갖게될까?
면접은 설득력 싸움이다.
면접관들이 빠뜨리지 않고 다루는 질문은
단점과 실패 경험이다.
많은 면접 준비생들이 자신의 단점과 실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를 가장 어려워하곤 한다.
나의 단점과 실패는 포장하고 숨기려고 할수록 더욱더 부정적 인상을 준다.
나의 단점과 실패를 물어본다면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기서 솔직해지라는 건 예를 들어 내가 '지각이 잦고', '게으르고', '화가 많고' 이런 단점을 얘기하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솔직함이 무기라고 해도 이런 답변은 선을 넘는 것...)
내가 여기서 얘기하는 솔직함이란
대답을 얼버무리거나 장점/성공을 단점/실패로 둔갑시켜서 말장난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예시를 들자면,
본인의 경우 남을 실망시키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따라서 누군가 부탁했을 때 거절을 잘 하지 못하고, 내가 어떠한 부분을 모를 경우 질문하는 것보다 혼자 리서치하는 게 더 편하곤 했다. 상사한테는 최고의 버전만 보여주고 싶고 뭐든지 할 줄 아는 만능맨처럼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회사 생활을 유지하다 보니 업무시간이 굉장히 길어졌고, 상사는 내가 어디까지 진행하고 있는지를 모르게 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상 문제가 생겨 차라리 솔직해지는 것이 효율성 면에서 낫겠다 싶어 그 이후로는 스스로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고 말하고 하루 일과를 매일 보고하게 되었다. 또한 누군가 선을 넘는 부탁을 할 경우 '그건 내 업무에 해당되지 않으니 처리해줄 수 없다'고 했다.
면접에서는 나의 이런 '예스맨'같은 단점을 설명하고, 내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무슨 노력을 취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나의 단점을 드러내되, 그것을 내가 인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극복하려 노력 중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 경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왜' 실패했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해당 부문에서 극복하지 못했더라도 그로부터 무슨 교훈을 얻었는지까지 설명해도 된다.
예를 들어,
지인은 2년동안 공부한 회계사 시험을 결국 그만두게 되었는데 고시를 그만두고 지원한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고시 실패를 잘 설명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여 나에게 질문하였다.
나는 고시의 실패에 있어서는 솔직하되, 그 실패의 요인을 설명하고, 그로부터 얻은 교훈과 지원 동기를 연결하라고 했다.
내가 짜준 스토리는 대략 이러하다. (실제 그 친구의 생각과 경험을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붙여주었다. 거짓말은 하지 말되 스토리를 짜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나는 평소에 재무에 관심이 많아 파이낸스 산업에서 근무하고자 회계사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성격이 굉장히 외향적이며 사람과의 교류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편인지라 혼자해야 하는 고시 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공부가 매우 힘들었다. 따라서, 고객과 팀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며 실무 재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직책이 나의 적성이 맞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A회사가 그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지원하게 되었다. 또한 2년 간 회계 시험을 공부했던 만큼 회계 지식이 필수로 요구되는 A회사에서 근무함에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위의 예시는 실패는 실패로 솔직하게 설명하되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그래서 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지가 설명된다.
마지막으로, 면접 준비의 열쇠는 연습이다.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고찰하고, Mind map을 그리고, 스토리를 짜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질문에 대한 반복 연습 없이는 좋은 답변이 나오기 힘들다.
앞의 Step들을 따라왔다면, 이제 자기소개, '왜'에 대한 답변들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이제는 거울을 보고 반복연습을 할 차례이다.
면접에서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최대 3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으며
초시계로 자신의 답변을 재보면서 버벅거리지 않고 술술 말이 나올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회사 별로, 학교 별로
예상되는 질문들은 네이버/구글을 통한 검색으로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데
그럼 그 예상 질문들을 노트에 적어 놓고
내가 어떤 내용은 꼭 넣을 것인지를 예상 질문 밑에 손으로 적어가면서
거울을 보고 최고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연습하자.
혹여나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나오더라도
Mind map을 깊은 고민을 통해 그려 보았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도 평소보다 수월히 답변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상 컨설팅에 한정하기 보다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공통적으로 면접에서 다루어지는 인성 질문에 대해서 도움이 되고자 글을 적어보았다.
면접이 재밌는 것이,
면접 준비를 하면서 지금 지원하는 회사와 직업이 더욱 간절해지게 된다.
면접 준비 과정이 일종의 자기 최면과 설득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나름의 교훈을 얻는다.
'나 정말 열심히 살았네' 혹은 '나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 등..
면접에서 실패하더라도
면접 준비 과정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기에
너무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화이팅하며 나아가셨으면 한다.
그럼, 면접 준비생분들 모두 성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