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대한민국 인구 5000만 그중 결혼한 사람은 절반인 2500만 명 그중에서도 이혼한 가정은 몇 명이나 될까?
나는 5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다. 100살까지 산다 해도 모르는 게 태산인데 5살짜리는 뭘 알까? 갑자기 아빠는
이혼하자마자 어떤 이상한 아줌마를 데려오더니 하는 말이 “하늘아 이제부터 이 사람이 너 엄마야 엄마라 불러”라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어쩌면 이때부터 나는 알았던 거 같다. 내 인생이 평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처음 몇 년은 괜찮았다. 다른 엄마들 같았다.
유치원 졸업 후 남들처럼 초등학교를 가게 되었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올 무렵이면 계모는 항상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소 5가지 이상은 돼 보이는 반찬들과 따듯한 국 흰쌀밥까지 항상 배 터지게 먹었었지……
이런 당연한 애기를 왜 하냐고? 문제의 시작은 계모와 아빠사이에 애가 생기고 나서부터였다.
지나가버린~어린 시절에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
하늘이의 중얼거리는 노래와 떨어지는 빗소리가 하모니를 만든다. 기분 좋게 들어온 하늘이는 집에 들어와 계모에게 인사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녀왔습니다~! “
“ 야 너는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아서 웃니?? 너 때문에 내가 네 아빠한테 또 맞았어 너 때문에 내가 왜 자꾸 내가 맞아야 돼? “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 때문에 맞는다고? 왜?
계모의 모습은 정말 처참했는데 헝클어진 머리에 눈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고 목에는 졸린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날 저녁 계모는 내게 저녁으로 손바닥 4분의 1 정도의 밥과 멸치볶음만 줬다. 나는 이해가 안 간 나머지 “밥 왜 이렇게 조금 줘요?”라고 묻자
“네가 뭘 먹을 자격이 있어? 너한테는 밥 한 톨도 아까워 “ 라며 꾸짖었고 나는 퇴근한 아빠에게 곧장 일렀다.
그날 난 보았다. 나한테는 그렇게 너그럽던 아빠가 계모의 머리채를 잡고 방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던가?
방안에서는 온갖 소리가 들렸다. 고함을 치는 아빠의 목소리 벽에 부딪히고 잘못했다고 빌고 있는 계모의 신음소리가 아파트전체에 울려 퍼졌다.
“ 에이씨 미친년아 내가 너 팔에 자해한 흉터 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됐어 조우울증 걸렸으면 약이나 잘 처먹을 것이지 왜… 아이 시발”
그렇다. 이 집의 어른들은 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경찰인 하늘이 아빠는 화를 참지 못하는 폭력적인 아빠였던 것이다.
신이 장난을 한 것일까? 그런데다 계모라는 사람은 조우울증 환자라니… 어린 초등학생 하늘이는 정말 건강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 정상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일들이 이해가 안 갈 것이다. 첫째 계모는 자기의 자식이 하늘이 때문에 사랑을 못 받는다고 생각했다.
둘째 계모는 하늘이 때문에 자신도 남편한테 사랑을 못 받는다고 생각한다. 부자간의 좋은 관계에 시샘을 하는 것이다.
경찰 특성상 아빠는 집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계모의 괴롭힘은 점점 심해져 갔는데 정도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아빠가 없는 날에는 저녁을 아예 안주는 날도 있었다. 점심은 학교에 가서 두 번 먹었는데 친구들은 항상
“너는 왜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냐” 는 말을 수없이도 했다. 어린 나는 무서웠다. 아빠한테 이르면 계모가 해코지 할거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무렵 계모는 남자 동생 한 명과 여자동생 한 명을 또 낳았다.
게다가 계모의 엄마 남편이 갑자기 세상이 떠나자 아빠는 장모님도 모셔야 한다며 다 같이 살게 됐는데
누가 그 부모의 그 자식 아니랄까 봐 더하면 더했지 계모의 엄마 즉 나에게는 외할머니는 덜 하진 않았다. 젊어서 교통사고가 나서 허리를 다쳤다고 들었다.
걷는 모습이 정말 기괴했는데 양쪽 발목이 몸 반대쪽으로 꺾여서 걸을 때 다리를 끌며 걸었다. 얼굴은 자연스럽게 노화된 것도 있지만 얼굴에 잔뜩 주름과
흉측한 항상 찌푸리고 있는 인상 때문에 더 기괴해 보였다. 항상 욕은 기본이었다. 내가 일전에 계모에게
“외할머니 불쌍해요 다리 아파서 ”라고 했던 적이 있는데 해석을 잘못한 건지 그 소식을 들은 외할머니는 항상 아빠가 없을 때면 집에서 눈을 마주치거나
방에서 나오면 항상 나를 보며 “ 뭘 봐 개새끼야 내가 병신인 게 신기해?” 라며 온갖 욕설을 해댔다.
어린 나는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어른들이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에서 배웠던 교양, 도덕과는 정말 너무 달랐다.
그나마 경찰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일까? 아빠가 계모에게는 폭력적이었을지 몰라도 허리에 찬 리볼버 권총과 수갑을 차고 다니는 아빠의 모습은 너무나 멋있었다.
누군가를 지키고 보호해 주는 선한 쪽에 서는 일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듦과 동시에 계모와 외할머니는 너무나 악당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학교가 끝나면 태권도 장에 갔다가 집에 오면 학교도서관에서 빌린 온갖 책을 읽었다. 아마 책을 읽지 않았다면 건강한 정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책을 읽고 있는 날이었다. 계모는 내게 오더니 갑자기 내 오른쪽 뺨을 때리며 “ 야 너 내 지갑에 있던 5만 원 어디 갔어” 라며 다그치기 시작했다.
순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붉게 달아오른 뺨을 부여잡으며 눈물이 터져 나왔다. “ 내가 아줌마 돈을 왜 가져가요 도둑도 아니고 이 씨….”
계모는 나를 내 쫒았고 그동안 당한 괴롭힘을 참다못해 터진 나는 가출을 결심했다. 주머니에 있는 돈은 2000원 이걸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해는 이미 질 때로 져서 어두워져 있었고 갈 때가 없었던 난 집 앞을 서성이다 아빠를 만났다.
“신하늘 너 어디 갔다 이제 왔어 너 엄마 돈 훔쳤다며 진짜야?”
“아니요… 아빠 제가 아줌마 돈을 왜 훔쳐요 제가 도둑도 아니고 ”
아빠는 갑자기 화난 표정으로 내게 혼내기 시작했다
.
“아줌마? 너 엄마한테 아줌마가 뭐야 일단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날 난 아빠한테 뒤지도록 맞았다. 경찰인 아버지는 돈이 제 발로 없어지지는 않을 거라며 내가 가져갔다고 말할 때까지 때렸다.
어쩌면 그때 나는 그 말을 했으면 안 됐다.
“제가 가져갔어요 잘못했어요 아빠“
그제야 아빠는 몽둥이질을 멈췄고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는 말과 함께 ”아빠가 사랑하니까 잘못된 걸 고쳐주려 한 거야 “라고 했다.
사랑? 제기랄 난 안 가져갔다. 계속 때리는데 어떡하는가? 그냥 이번 한번 말하면 어차피 계모가 돈을 잃어버려서 그런 거겠지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적어도 조우울증 있는 계모를 아빠는 의심했어야 했다. 그런 아빠가 너무 미웠다.
신이 장난을 치는 걸까? 이후 내 인생은 막장 드라마 아니 소설을 넘어선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계모는 자꾸 2달에 한번 혹은 1달에 한번 격으로 자꾸 새벽에 자기 지갑에서 돈이 없어진다는 황당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여보 내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자꾸 새벽에 돈이 없어져 그거 때문에 요즘에 잠도 잘 못 자는데 한 3시간 자거든? 근데 그래도 없어져 스트레스받아서 힘들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내가 가져갔다고 말할 때까지 때렸고 나는 거짓자백을 반복했다.
하루하루 기도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 주님 정말 신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저를 제발 친엄마에게 보내주세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좋은 사람이 되어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