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에 쓰는 달래간장 레시피

아직 춥지만 마음은 먼저 봄으로 가는 날

by jasmin


입춘이 지났다.
아직 바람은 차갑고
옷깃을 여미게 되는 날씨인데,
마트에 놓인 달래를 보는 순간
나는 네 생각이 났다.

혼자 지내기 시작한 너는
요즘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을까.

바쁘다는 말 뒤에
밥은 대충 넘기고 있지는 않을까,
괜히 마음이 먼저 간다.

달래는 늘 조용히 등장한다
크게 티 내지 않고
조용히 자기 계절을 지나가지만,
한 번 썰기 시작하면
주방 가득 향이 퍼진다.

있는 줄 몰랐던 봄이
그제야 확실해진다.

오늘은 달래로
아주 간단한 간장을 만들었다.
거창한 요리는 아니지만
밥 한 공기를
조용히, 확실하게 책임져주는 맛.

매콤한 달래에
짭짤한 간장,
조금의 단맛.
그리고 꼭 하나 더 넣어주었으면 하는 건
멸치액젓 한 숟가락이다.

이건 레시피라기보다
엄마 마음 같은 거다.
겉으로는 잘 티 나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해지는 깊이.

네가 혹시
하루가 버거운 날이 있으면
이 달래간장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잘 차린 밥상이 아니어도 괜찮아.
구운 김에 밥 얹고
이거 한 숟가락이면 충분하다.

달래간장, 기억해두면 좋은 정도로

엄마의 달래 간장 레시피.


1.달래는 깨끗이 손질해 한 마디 길이로 썬다.
2.간장 4, 매실액 1, 설탕 조금을 섞고
멸치액젓(또는 까나리액젓) 1을 더한다.
3.고춧가루, 깨, 참기름은 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4.달래 넣고 가볍게 섞으면 끝.

네가 지금
아주 잘하고 있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
밥만은 거르지 말았으면 좋겠다.

계절은 늘
생각보다 조용히 바뀌고,
사람도 그렇게 자란다.

이 달래간장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오늘도 잘 버틴 너에게
이 레시피를 남긴다.

작가의 이전글봄동겉절이 겨울 끝에서, 봄을 먼저 먹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