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안식처

우산이라도 쓰고 싶었던 나무

by 김해난

안식처를 주셨다.

하지만 내가 바라던 안식처와는 달랐다.

바람이 불고, 비도 내렸다.

나는 비를 맞고 싶지 않았다.

상처 나는 것도, 젖는 것도 싫었던 나는 지붕을 만들어 달라며 애원했다.

분명 내 눈물을 보고 계실 텐데,

나의 어려움을 알고 계실 텐데 당신은 늘 대답이 없었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셨냐며 “

이 상황에서 무엇을 감사할 수 있겠냐며 나는 그렇게 불평했다.

이 비를 온전히 맞아 뿌리를 내리기 원하셨던 당신의 뜻을 당시에 나는 몰랐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상했지만,

뒤늦게야 알았다.

나의 실패와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던

숨기고 싶었던 그리고 겪고 싶지 않았던 상황들이

당신의 개입하심이었음을.


내 삶을 주관하시는 당신은

결코 내가 좋아 보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당신의 계획하심과 예비된 쓰임을 부정한 채,

나는 온실 속 화초를 부러워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소원을 빌 듯,

나의 욕심을 ‘기도’라 부르며

내게도 지붕을 달라 떼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