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성교육! 왜 이리 어려운겨?

by 즐거운가

때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삶을 이끈다

32년을 보건교사로 살아내면서 아이를 놓칠뻔한 사안들을 여러 번 만났다. 오랜만에 같은 처지의 동료들을 만나면 서로 가슴 쓸어내렸던 야기를 늘어놓느라 바쁘다.


하면 할수록 무서운 이 자리!

이스가 쌓일수록 온갖 경우의 수를 예측하게 되므로 늘 긴장의 끈을 못 놓고 산다. 내 가슴을 서늘하게 한 사건의 최고봉은 단연코 학생의 심정지 사건이다.


심폐소생술이 일반인에게 전혀 보급되지 않을 당시, 이를 널리 퍼뜨리고자 대한 심폐소생술학회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일복 많은 나는 또 이 일에 끌려 들어갔다. 보건 수 시간이 없어서 읍소해서 어렵게 교과 수업시간을 빌렸다. 한 학년을 대상으로 반별로 이론, 동영상 교육, 형을 사용실습까지 마쳤다.


그리고 한 보름이나 지났을까?

운명처럼 그 일이 터졌다.

다행히 많은 친구가 지켜보는 교실에서...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20여 분이 훨씬 넘는 시간이 걸다. 응급실에서 어렵게 심박동을 되돌린 아이는 3일 혼수에서 깨어났다. 뇌손상 하나 없이 완벽하게 건강한 원래의 모습으로...


운 좋게 학교 인근에 종합 병원이 있었고

게다가 응급의학과 교수님이 이쪽 전문이었다.


근처에 있던 친구가 쓰러진 아이를 보자마자 서툴지만, 몇 번의 심장 압박을 했다고 했다. 도중에 심정지라는 확신이 안 들어서 몇 번 하다가 그만두고, 보건실로 아이를 업고 왔지만, 교수는 교실에서의 이 초기 대응이 소생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고 칭찬했다.


게다가 나는 응급 상황에 대한 걱정 병을 앓는 보건 교사였다. 응급용 키트를 꾸리며 가방 안에 앰부백과 휴대용 산소캔 준비해 두었다.


119를 기다리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산소를 간히 주입했다. 교수는 30분 가까이 시간을 지체했음에도 불구하고 뇌손상을 막 최고의 한 수였다며 칭찬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지만, 마치 이날의 일을 예상이라도 한 듯 보이지 않는 손이 위험에 대비하도록 이끈 것이 돌아볼수록 신기하다.






골든타임을 잡아라.

심정지가 왔을 때 뇌 손상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노선은 4분이다. 이 4분은 골든타임이다.

4분 이내에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소생하더라도 치명적인 뇌 손상이 남는다.

다시는 예전처럼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다.





성교육에도 골든타임이 있.

부모님(선생님)들은 말한다

성은 아름답고 소중한 거야.


그러나 그 말이 먹히는 시기는 부모(교사)의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초등학교시기다.

바로 성교육의 골든타임이다.


특히 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부모에게 사랑받는 것이 거의 생의 목표라 할 만큼 부모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부모의 말이 쏙쏙 먹힌다. 보드라운 강이지 털처럼 쓰다듬으면 쓰다듬는 손길대로 쓸려간다.


초등 고학년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아이는 '어? 이거 어른들 말과 다르잖아?'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미디어는 '성은 쾌락이니 즐겨라.'며 아이들을 충동질한다. 마침 솟구치는 성호르몬은 인생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개시며 박자를 맞춘다.



그래도 초등 고학년은 천사다.

32년을 중학생들과 씨름한 내게 그 애들은 그야말로 천사다. 어찌나 보드라운지 성폭력 예방 교육을 갈 할 때마다 은 힘들지만 마음은 힐링이 다. 말이 쏙쏙 먹혀들어가는 초등학교에서 미리 이 아아들을 만나서 감사하다.


부모와 교사의 말을 잔소리로 여기는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되면 성교육에 품이 아주 많이 든다. 게다가 음란물에 뇌가 절여지면 쉽지 않다.


얼마 전 중3 남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던 중 음란물 이야기가 나왔다. 음란물의 유해성을 설명하는 내게 '여자들도 속으로 강간을 즐긴다(00라고 하던데요가 아닌 확신이다)'는 아이의 반론은 거세기 이를 데 없었다.


주변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이 상황을 관전했다. 이런 아이들의 생각을 되돌려 놓으려면 음란물 접촉 전보다 품이 몇 배나 더 든다.


그런 의미에서 성교육은 어릴 때 시작 할수록 좋다.




이 시기까지 부모가 해둘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내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아울러 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 역시 처럼 다는 것을 알린다




둘째. 어떤 말도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계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이 생겼을 때도 안심하고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다.




성폭력 피해를 본 아이들과 상담하면서 절실하게 꼈다.

반복적으로 피해를 면서도 오랫동안 어른들에게 알리지 하는 이이들이 있다. 왜 더 일찍 어른들에게 알리지 못했냐고 물었을 때 들었던 말은 '혼날까 봐요'가 아니다.


'엄마(아빠)가 아시면 너무 놀라고 가슴 아파할 것 같아서요.' 아이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부모의 잔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며 말끝마다 대드는 사춘기 아이들지만, 부모 마음 아플까 봐 이미 일어난 일. 차라리 혼자 감내하겠다고 숨죽여 운다. 그게 우리 아이이다.



좌충우돌 사춘기 보내는 딸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있다.

나: 아보니 내 뜻과 전혀 다르게 일이 돌아가기도 하더라. 좋은 일뿐 아니라 혹시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지는 나쁜 일이 생겼을 때도 꼭 엄마에게 말해줘. 최대한 빨리...


딸:

꼭 그렇게 할게

그런데 막상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히 이 안 떨어질 것 같아.


나: 맞아.

엄마라도 쉽지 않을 거야.


딸:엄마가 놀라고 가슴 아파할까 봐...

(우리 학교 애들과 똑같은 말에 정말 놀랐다)


나: 아 정말 가슴 아플 거야.

하지만 너 혼자 힘들어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엄마는 게 더 못 견디게 힘들 거야.

좋은 일뿐 아니라 식의 나쁜 일도 함께 나누는 게 ..






- 내 몸과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내가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 역시 소중하게 여기는 것.


- 좋은 일뿐 어니라 나쁜 일이 생겼을 때도 안심하고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두는 것


어려서부터 이 두 가지를 마음속 깊이 내면화시켜 놓으면 후일 찾아오는 혼란의 시기를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


평소 좋은 식습관으로 대장 점막을 유산균처럼 여러 종류의 유익균들로 두텁게 뒤덮어 을 튼튼하게 만들어두는 이치와 같다.


튼튼한 방어력 덕분에 식중독 등 감염을 일으키는 해로운 균들이 공격해 오더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는다. 혹시 감염되더라도 훨씬 회복이 빠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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