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왜 이리 어려운겨?
고민은 늘 하나.
어떻게 아이들의 솔직한 생각을 알 수 있을까?
현재 우리 아이들의 상황은 어떤지, 가장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는데, 이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기 위해 현직에 있을 때 가장 즐겨 썼던 방법은 열린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성교육 첫 시간!
역시 시작은 질문 던지기다.
내가 던진 질문에 포스트잇에 익명으로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써서 앞에 나와서 붙이는 작업을 한다.
웅성임과 함께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친구는 뭐라고 썼을까? 서로 비교하고, 훔쳐보며 주위의 눈치를 살피느라 바쁘다.
머릿속에 떠오른 이 생각을 과연 저 나이 지긋한 선생님을 믿고 솔직하게 적어내도 괜찮을까 고민한다.
질문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즉시 떠오르는 솔직한 생각을 5초 이내에 씁니다.
고민하지 마세요.
의논하거나 친구 눈치 보지 마세요.
성교육에 정답은 없어요. 내 생각이 정답입니다.
익명성 보장을 강조하며 또 한 번 안심을 시키고 나서야 드디어 생각을 술술 쓰기 시작한다.
아아들은 서로의 생각들을 살펴보며 보면서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여기저기서 왁자지껄 웃음이 터진다.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기 성공이다.
이제 진짜 조심할게 남았다.
바로 내 태도다.
성교육을 할 때 부모(교사)가 가장 마음을 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아이가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해도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느낌!
바로 안정감이다. 안정감은 성교육뿐 아니라 모든 교과 학습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아이들은 솔직하게 집(교실)에서 내 생각이나 고민을 드러내도 부모(교사. 친구)에게 놀림이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야 비로소 숨김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낸다( 여럿이 모인 교실 수업의 경우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빠지지 않도록 사전에 두세 가지 매너 교육을 한다).
성교육을 할 때 어른(교사)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말로는 뭐든 물어봐도 좋다고 하면서, 아이들 입에서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질문이 튀어나왔을 때 자신도 모르게 발사하는 부정적 메시지다.
우리 어른들이 당황하는 지점은?
십중팔구 쾌락과 연결된 부분이다.
뭐든 물어봐도 괜찮다고 하셨다면 진심으로 어떤 질문도 수용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부터 하시라.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여주는 실망과 거부감을 담은 부정적인 눈빛, 표정, 팔짱을 끼거나 몸을 뒤로 빼는 몸짓, 목소리 톤, 심지어 말의 속도 변화 등 감정을 표현하는 작은 신호도 귀신같이 순간 포착한다. 가히 놀라운 동물적 감각이다
부정적 메시지를 포착한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부모(교사)에게 입을 열지 않는다.
게임 아웃이다.
사춘기 대상 성교육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다.
말이 보내는 신호와, 표정. 몸짓 언어가 보내는 신호가 서로 다르면?
아이들은 몸짓을 선택한다
말보다 후자에 진실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간혹 이 나이(사춘기)가 될 때까지 한 번도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한 적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을 만난다.
심지어 아이가 순진해서 너무 좋다며 어른이 될 때까지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고도 하신다. 그런 말을 들으면 궁금하다. 혹시 그렇게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어느 날 갑자기 훅하고 성의 모든 것이 들어오려나?
성장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의 변화에 따른 호기심, 궁금증, 크고 작은 걱정들을 품는다.
다만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결국 그 물음은 친구나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
대부분 왜곡된 정보다.
그리고 수업 중 내게 말한다.
아니에요. 샘
인터넷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요.
성에 대한 말을 꺼내기가 불편한 분위기는 아니었을까?
꼭 말로 하지 않았어도 어느 순간 눈빛과 표정, 얼굴색, 몸짓으로 신호를 보내지 않았을까?
우리 집(교실)은 안전한가?
유아나 초등 저학년 때부터 눈높이에 맞는 그림책을 택해서 함께 읽으며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는 습관을 들이셨으면 좋겠다.
뭐든 궁금하면 물어봐도 돼
부모가 먼저 아이의 마음 문을 톡톡 두드려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