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근에 미친자'가 되다.
처음 등록한 헬스장은 정말 조용했다.
회원도 많지 않았고, 기구도 몇 개 없었다.
그래서 굳이 웨이트 기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였다.
그렇다면,
그때 내가 했던 운동은 뭐였을까?
헬스장에 들어서자마자
깔려 있는 요가매트에 앉아 간단한 스트레칭.
그리고는 내가 유튜브에서 즐겨보던
복근 루틴을 따라 30분 가까이 운동을 했다.
크런치, 레그레이즈, 플랭크, 사이드 플랭크…
모두 ‘복근’만 타겟팅한 루틴이었다.
그 뒤엔 유산소 30분. 딱 거기까지.
그런데 이걸 매일같이 반복하니,
슬슬 트레이너 한분께서 나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셨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이전에 운동해본 적 있으세요?”
자신 있게 대답했다.
“네! 커브스 비슷한 걸 해봤어요!”
그러자 그 트레이너분께서도 반가운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예전에 그 쪽에서 근무하신 적이 있다고.
하지만 곧 조용히 덧붙이셨다.
“그런 방식은 자세를 잡을 시간이 부족해서 개인적으로는 비추천해요.”
그 말을 들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뭐 헬스 대회 나가는 것도 아니고…
자세가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그리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다.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내 운동 인생의 첫 번째 실수였다.
어쩌면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른다.
배움에 대한 겸손이 부족했던 순간.
트레이너님은 OT에서 기구 사용법도 알려주셨지만,
나는 이미 마음을 복근에 다 쏟은 터라
기구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보다 못하셨는지
“유튜브에서 타바타라도 보면서 따라 해보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권유하셨다.
그렇게 내 운동은
복근 루틴 + 타바타 영상 + 유산소로 구성된 1시간짜리 코스가 되었고,
나는 결국 헬스장에서 ‘복근에 미친 사람’으로 불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