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블루스>를 읽고
아직, 당신은 괜찮습니까.
부모님 건강에 가슴을 쓸어보지 않은
자식이 있을까.
자식의 고단함을 걱정하지 않은
부모가 있을 까.
애틋하고 잔망하며 끈끈한 가족관계 속에 우리는 역할만 바꿔 무대에 오른다.
오래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지금, <불편한 블루스>는 여러 질문을 건넨다.
남편 장례식장에서 시작한 연이 이야기는 막내아들 집을 거쳐 노치원, 잔잔한 사랑과 우정, 아들의 죽음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빠른 서사와 완곡한 진행 속에 계절과 시간의 비유만이 호흡을 가다듬어 준다.
“그렇게 소란한 고요 속에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주뼛거리며 밝았다.” p.142
“봄이 있는 듯 없는 듯 스쳐 지나갔다.
벚꽃이 비처럼 내리던 이틀, 사흘 만에 여름이 급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 p. 151
시간이 멈춰진 행간에서 묵직함이 남았다. 나이 들어간다는 건 약해진다는 뜻만은 아니다. 쇠약해진 신체, 얇아진 관계, 좁아진 행동반경을 받아들이고 주변 사람들과 지내는 걸 알아가는 과정이다.
매일 아침마다 노치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 꽃무늬 스웨터가 햇살에 빛난다. 저 할머니는 누구를 만나고 어떤 노래를 부를 까. 누군가의 할머니, 엄마, 그리고 결국 우리 이야기가 되는 지점에 다다르자 질문이 피어난다.
아직, 당신은 괜찮으십니까?
삶 속에 묻혀 있는 슬픔, 아픔, 즐거품이 시간처럼 흘러간다.
<불편한 블루스>를 읽으며 <불편한 질문>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