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놀이터

by 이소소

귀 옆으로 가느다랗게 땀방울이 흐른다.

호흡은 숨이 차올라 조금 빨라졌지만 큰 숨을 내뱉을 수는 없는 상황.

공간은 넓으나, 숨을 곳이 마땅치 않은 곳에서의 완벽한 은신을 위해서는 숨도 작게 쉬어야 한다.


은신이라 썼지만 잠깐의 휴식 타임이다.




"아빠 찾았다!!!!"


저런...

한 덩치 하는 아빠는 미끄럼틀이 완벽하게 가려주지는 못한 듯 하다.

다음 타자는 내 차례지만 연식이 오래된 두꺼운 벤치뒤에 있는 엄마는 절대 금방 찾지 못할것이다.



토닥토닥토다닥


자그마한 발이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생각보다 빨리 발견되어서 달콤한 휴식이 꽤나 빨리 끝났다.




"엄마도 찾았다!!! 이제 엄마가 술래야 !나 잡아봐라~"


?


갑자기 종목변경이 더 암울하게 변했다. 유산소라니...


먼저 발견된 아비를 처다보니 비열하게 웃고있다.

아, 아마 내가 숨은 은신처를 밀고한게 분명 저놈이렸다.


큰 숨을 한번 후- 내뱉은 뒤

" 이번엔 엄마차례! 자 잡는다!!!"


쫒아가야 도망치는 아들이 즐거워 할 것임을 알기에 설렁설렁 쪼그만 아가뒤를 쫒아간다.

3초만에 잡을 수 있지만 아쉽게 놓친 척을 하는 연기를 펼친다.

꺄르르 웃는 아가를 쫒는 연기도 매일 늘어만 간다.

발갛게 상기된 쫀득한 볼때기를 확인하면, 이쯤이면 잡아도 되겠다. 터치다운!

그리고는 밀고자를 향해 있는 힘껏 달린다.

왕년에 뜀박질을 좀 했는지 거리가 자꾸 벌어진다.

애틋한 '나잡아봐라' 는 정말로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지, 이 집에서는 필사적인 도둑잡기 뿐이다.


선수촌 뜀박질과 같은 쉼없는 뜀박질은 결국 아들이 넘어지고 나서야 끝난다.



땀에 절어 축축해진 티셔츠와, 쉰내나는 아들이 지칠때 쯤이 되면 여름 저녁의 놀이터 놀이는 끝이 난다.






누군가 '아들은 체력이 힘들고, 딸은 정신이 힘들다.' 는 말을 했었다.

실제로 에너자이져와 같은 아들과 함께하는 하루는 정말로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

아기를 낳고나서부터 헬스도 꾸준히 다녔고, 이제 팔굽혀펴기도 어렵지 않게 하는 엄마가 되었지만 그래도 운동보다 육아가 아직 훨씬 체력이 많이 들어간다.

외동이라 그런지, 놀이를 할 때도 부모를 많이 찾고,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날이 추워도, 날이 더워도 나가서 놀고싶어하는 아가케어는 정말 쉽지않다.


그럼에도,

건강하게 뛰는 아이의 너무도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기 위해 오늘도 '엄마, 놀이터 갈까?' 하는 제안을 끝끝내 거절하지 못한다.


애와 개의 공통점이 있다.

뛸 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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