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과의 소통에서 가장 기본적인 표현인 인사, 처음 마주하는 상대와의 첫인상 또한 이 인사에서 시작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꼰대'같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인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남편과 나는 정확히 스물세 살 때 친구의 친구로 처음 만났다. 내가 한 살 많았기 때문에, 처음 만난 날에 깍듯하고 정중하게 살짝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십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또렷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어떠한 상황이던 어른들을 보면 여전히 정중하게 인사하는 그 모습이 참 좋다.
누군가는 먼저 인사하는 상황이 굴욕적이라고, 너무 그렇게 굽히면 얏보인다는 말들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내 눈에는 누구보다 단단하고 멋져 보인다.
먼저 인사할 수 있는 것도 용기 있는 사람이고, 남들을 존중하는 것이 결국은 나를 더 존중받을 수 있게 하는 아주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나는 남편을 통해 일찍이 배웠다.
그런 우리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역시 인사성이 꽤 밝은 편이다.
아기가 있을 때도, 있기 전부터도 항상 버릇처럼 인사를 했으니 자라면서 보고 배우는 게 무섭도록 비슷하다.
아침마다 어린이집 등원차량을 타러 다른 동 앞까지 조금 걸어가야 하는데, 경비원 아저씨가 동 입구에 한분, 올라가는 길에 한 분, 그리고 도착지에 한분 교통정리를 해 주신다.
매일 아침마다 만나는 아저씨들마다 인사하고 아는 척하고, 또"이거 뭐예요~?" 하고 물으면 경광봉을 만져보게 해 주신다. (매일매일 만지게 해 주시는 경비아저씨들께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작년 11월에 이사를 왔는데 이제 우리 아파트에 경비원아저씨들 중에 우리 아이를 모르는 아저씨가 없다.
밝게 매일 아침 인사해 주는 조그만 아이를 보며 당신 자식이나 손자가 생각나셨는지, 손등에 뽀뽀해 주시는 아저씨도 계시고 분리수거하러 나갈 땐 한사코 내가 한다고 해도 봉지를 뺏아가셔서 대신해주시는 분도 계신다.
그럼 또 고마워서 다음에 뵙게 되면 홍삼스틱도 하나씩 찔러드리고 서로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니, 행복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런 사소한 웃음이, 사소한 관심과 작은 뿌듯함이 상대방에게 한번 건네는 따뜻한 인사 한 번이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얏보이는게 아니라 더 예의 바르고 단단한 사람으로 보인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지나가는 행인과도 hi-! 하고 인사하는 장면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 갔을 때 길에서 눈이 마주치는 행인들 대부분이 hi! 하고 인사해 주었고 나 역시도 조금 어색하지만 하이! 하고 지나다녔다.
그리고 재채기를 하니까 지나가던 흑인여성분이 "god bless you-!"라고 하길래 어리둥절했던 기억도 난다.
마주치는 상대방을 향한 간단한 인사 한마디가 오늘을 시작하는 하루의 작은 엔돌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또 깨달앗다.
우리나라는 너무 바쁘고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아주 조금의 여유과 관심으로 오늘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같은 주민끼리라도 인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