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두 번째 소울 메이트와는 습관처럼 '사랑해'라는 말을 아끼지 않고 사용한다.
의식적으로 내뱉는 말이 아니라, 정말 가만히 보고 있다가도 너무너무 사랑스러울 때(도치맘이 확실하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깨닫는 중이다.) 그때마다 꼭 입에서 거치지 않고 툭 튀어나온다.
뒤에서도 보이는 포동포동한 저 볼때기를 참지 못하고 뽀뽀를 갈겨대는? 것도 수십 번.
쪼그만 입으로 예쁜 말을 할 때마다 딱 터지기 직전까지 꼭 껴안아주는 것도 수십 번.
"라니야. 사랑해♡"
하고 뜬금없는 사랑고백도 하루 수십 번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받은 이 무지막지한 사랑습관이 하얀 도화지 같은 아들래미에게도 엄청나게 기록되어서인지, 나 역시도 하루에 수십 번의 사랑고백을 받는다. 되로 주고 말로 받고, 말로 주고 또 말로 받는 사랑표현이란....!
아들은 기분이 좋은 포인트마다 말 끝에,
"엄마 사랑해요!"
"나 엄마가 너무 좋아~"
"엄~마♡"
를 세트로 남발한다.
어린이집 하원 차량에서 내려서 도란도란 집으로 걸어갈 때도, 좋아하는 케이크를 먹게 해 줄 때도, 나가 놀 때도, 자기 전에도 엄마 사랑해요를 절대 아끼지 않고 귀에 꼭 꼽아주는 효자 아들.
아이를 낳고 이름을 지을 때, 내가 지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사주팔자를 믿는 편이라 철학관에서 이름을 지었더랬다.
그때 철학관선생님이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으냐'는 물음에 한참 고민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어떻게 키우고 싶다고 대답하냐 물었더니 당연히 돈 잘 버는 사람, 튼튼한 사람, 공부를 잘하는 사람, 공직자.... 딱 돌상에 올라가는 물건들의 뜻과 비슷한 것들을 이야기해 주셨다.
나는 "사랑받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돈을 벌고 의사 판사가 되고 하는 것이 좋기도 하겠지만 어디를 가나 누구에게나 미움받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현명한 아이도 좋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그리고 뽑아준 다섯 개의 이름 중에 한눈에 딱 들어왔던 이름 라온.
태명과도 비슷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어린이집 학부모 참여수업 때였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이 지내는 공간에서 같이 수업도 들어보고, 소개도 하고 만들기도 하는 뭐 그런 날이 하루 있었다.
반 아이 중에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다.
2년째 같은 반인데, 키즈노트 사진의 단골 출연자로 조그맣고 귀여운 여자아이다.
이제껏 혼자만의 짝사랑?인 줄 알았더니, 단짝처럼 붇어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고 귀여웠는지...
그 여자아이 어머님과 인사하면서 들었던 내용 또한 기가 막혔다.
친구가 하원차량에서 먼저 내리는데, 아들이 항상 인사를 한다고 했다.
"ㅇㅇ이 엄마 사랑해요! 안녕히 가세요!"
처음에는 좀 많이 당황을 하셔서 우리 아들에게 물었더니 "우리 집에는 다 사랑해요 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로는 이제 적응이 되셨다고...
그 집 아빠가 하원시킬 때에도 사랑해요는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조금 부끄럽고, 기특하면서 웃기고 귀여웠다.
세 돌짜리가 장인장모를? 챙기는 건가 우스운 상상도 들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더니 생각지도 못한 곳까지 사랑전파를 하고 다니는 우리 아들.
아이를 낳고 나서 나도 아들뿐 아니라 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어색해서 하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을 어색하지 않게 자주 하게 되었다.
버릇처럼 욕하는 사람보다 버릇처럼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 다행이다.
내 새끼는 당연히 내가 제일 사랑할 것이다.
말하지 않아도 부모의 애정을 느낄 테지만, 그래도 말로도 애정을 표현해 주면 그 사랑을 먹고 아이들은 더 쑥쑥 자라는 것 같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열 번은 쉽다.
여태껏 낯간지러워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이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나를 지지해 주는 든든한 나의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에게 사랑한다고 꼭 표현할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하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마법의 단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