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루 중에 적어도 세 번 이상은 울음이 터지는 아직 어린 아가를 키우는 상황에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우는 경우도 적잖이 발생한다.
장난감 자동차들이 아주 작은 가방 안에 꽉꽉 채워져 지퍼가 잠기지 않는다고 뿌애앵
틀어달라던 뽀통령을 틀어주었는데 이게 아니라고 뿌애앵
말랑말랑 배게(애착배게로, 진짜 너덜너덜해져서 말랑말랑하다...)가 없어졌다고 뿌애앵 (지가 들고 있음)
이런 경우는 보통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게 한 뒤 해결방안을 찾아주면 간단하다.
하지만 정말 위험한 행동을 한다던지,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던지, 때를 쓰는 행동이 도를 넘어서 물건을 던지거나 한다면 눈물이 쏙 빠지게 엄하게 교육하는 편이다.
저 조그만 머리통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를 도록도록 볼 때도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행동에는 예외가 없게끔 알려주는 것이 나만의 육아 철칙이다.
유명한 선생님들의 강의에서는 훈육 시 단호하게 말하라고 하지만 사실 화가 난 엄마들의 입장에서는 단호를 넘어선 높아진 데시벨과 무서운 눈초리, 안되면 약간의 협박? 도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아들맘은 더욱더...
오늘도 상을 뒤집어서 미끄럼틀처럼 노는 것을 보고 '위험하니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도, 까먹었는지 듣고 무시하는 건지 또 하는 아이를 훈육했다.
그나마 오늘은 화내지 않아야지 하고 인지를 하고 있던 덕분인지 화를 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금 이따 먹기로 한 아킴(아이스크림)은 오늘 주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 군것질을 좋아하는 친구다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서 "엄마 잘못했어요"라고 반성하는 듯 보였지만
" 위험하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했지? 라니가 한번 더 그러면 아킴을 먹을 수없다고 엄마는 말했어. 그래서 오늘은 아킴을 안 먹을 거야. 내일 먹을 건데 내일도 장난치면 내일도 먹을 수 없어."
하니,
" 아빠 보고 싶어 아빠!!!!"
하며 뿌애애앵 운다.
울어도 소용없다. 얄짤없이 안 준다.
솔직히 나는 아들내미가 저렇게 뿌애앵 하고 울 때 조금 많이 귀엽다...
그래서 항상 혼내다가도 웃참을 위해 필사적으로 입술 여린 살을 깨물곤 한다.
어떨 때는 웃는 걸 들켜서 엉엉 울던 아가랑 둘이서 눈 마주치자마자 웃은 적도 있다.
울기 1초전,1초 후... 약간 그 '내가 고자라니...!' 하시는 배우분 닮아서 웃음참기 또 시작.
훈육이 정말 중요한데, 아들이 귀여운 엄마는 정말 훈육시간도 웃참을 해야 하는 상황이 힘이 든다...
단호한 표정과 단호한 말투, 일관된 내용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내 앞의 작디작은 아이의 풀이 죽은 표정이, 어루만지고 뽀뽀를 마구 퍼부어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서 웃음을 참기가 힘들다.
정말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은 날에도 마찬가지였다.
벽 보고 서서 우는 모습이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뒤에서 숨죽여서 웃은 적도 있다. 이미 화는 허탈함만 남기고 사라진 지 오래.
3등신 꼬맹이가 1분도 참지 못하고 비비적거리고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데 엄마라는 사람은 자꾸 그 모습이 웃기다.
아주 예전에 모 연예인이 막내딸을 벌준다고 벽 보고 서있어라 그러고 남은 가족끼리 웃음을 참는 것을 방송으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애가 보면 어쩌려고...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는 그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가는 것이다.
오늘도 내면의 나에게 최면을 걸고, 최대한 슬픈 생각을 떠올리려 머리를 굴리다 보니, 말하는 순간순간에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다. 어찌어찌 훈육을 끝내고 글을 쓰는 이 순간,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웃음을 참은 내 자신이 조금은 뿌듯하기도 하고, 아직 나는 멀었구나 싶은 마음도 드는 시간이다.
아! 어쩌면 생각하는 의자나 벽 보고 잠깐 서있는 시간은 애가 정말 생각하고 훈육받는 시간이 아니라 부모님의 웃참을 가리기 위한 방법은 아니었을까?
휴ㅋㅋㅋㅋ 오늘도 겨우 웃음을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