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래 사람들과의 갈등이나 언쟁을 싫어한다.
불필요하게 감정을 소모하는 일이 내겐 몹시 피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속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싸움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어지고,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즐기며,
결국 이겼을 때 짜릿함을 느낀다.
MMORPG의 본질은 경쟁과 싸움의 연속이다.
사소한 개인 간의 시비가 길드 대 길드의 전쟁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갈등이 발생하면 나는 절대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고객 앞에서 친절과 겸손을 유지해야 하지만,
게임 세계에서는 당당히 맞서 싸우는 편을 택한다.
이러한 태도 덕분에 길드원들은 나를 신뢰하게 된다.
단순히 싸움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길드장이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의 승리를 위해 나선다는 믿음 때문이다.
상대가 강력한 적이어도 상관없다.
우리 길드가 하나로 뭉쳐 맞서면 결국 승리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단단한 전우애가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게임 속에는 이유 없이 시비를 걸거나 플레이를 방해하는 유저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겐 절대 화내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이미 진 것이다.
오히려 웃으며 능청스럽게 받아치고, 상대가 지쳐 포기할 때까지 맞선다.
가끔 게임이 지루해질 때면 오히려 내가 먼저 살짝 도발을 걸어 활력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싸움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
특히 길드 내부의 싸움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호전적이고 자존심 강한 사람들끼리 모인 길드에서는 크고 작은 다툼이 자주 일어난다.
작은 논쟁은 건강한 자극이 될 수도 있지만,
선을 넘는 비난이나 편 가르기 같은 행동은 즉각 차단해야 한다.
때론 힘들지만 삼자대면 방식으로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방치하면 길드가 흔들리거나 아예 무너질 수 있다.
이러한 내부 다툼은 조기 개입이 필수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한두 명이 길드를 떠나는 정도가 아니라,
다수의 구성원이 동시에 떠나는 치명적인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현실에서 개인적으로 연락해 심각한 언쟁을 벌이는 상황도 있었다.
결국, 싸움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싸움의 결과다.
리더는 좋은 싸움과 나쁜 싸움을 구분하고,
좋은 싸움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싸움은 길드를 더욱 성장시키고 단합을 높인다.
나쁜 싸움은 길드를 약화시키고 무너뜨린다.
그 차이를 명확하게 판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진짜 게임 속 길드장의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