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몰려드는 사람 중 누굴 선택할까

by 이소소

길드를 운영하면서 초반부터 사람을 모집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이전부터 함께 게임하던 친구들이 있었고,

초반부터 영입을 활발히 진행했기 때문이다.


길드의 등수가 오르고,

점차 서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 상황이 좀 변한다.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길드에 가입 문의를 한다.


사람들은 원래부터 잘 나가는 판에 올라타기를 좋아한다.

길드 등수가 높아지고, 서버 내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람들이 알아서 몰려온다.


그러나 이때부터 진짜 고민이 시작된다.


몰려드는 사람들 중 누가 진짜 우리 길드의 일원이 될 사람이고,

누가 단순히 길드의 이름값만 보고 온 사람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이러한 사람들을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는 길드가 잘나갈 때만 들어와서 길드의 혜택만 취하려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길드가 조금만 흔들리거나, 본인에게 이득이 없어지면 빠르게 떠난다.


둘째는 잘나가는 길드 안에서도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길드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길드가 흔들릴 때도 길드를 지켜주는 사람들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사람들은 지원 단계부터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첫 번째 부류는 가입 신청 단계부터 지나치게 화려한 자기소개와 높은 스펙을 강조하는 반면,

두 번째 부류는 비교적 간소한 소개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편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낭중지추라고, 텍스트 의사소통이 대부분인 게임 속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길드원이 아니더라도 적 길드나 다른 길드에 있더라도

그런 사람들의 아이디는 꼭 기억해둔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유저들의 눈에도

그런 사람들은 쉽게 눈에 띈다.


탐이 나는 인재는 마치 대기업의 헤드헌터처럼

내가 먼저 다가가 함께하자고 제안하기도 하고,

그들이 먼저 관심을 보이면 조급하지 않고 정중하게 우리 길드로 영입한다.

아마 그들에게도 우리의 길드가 눈에 띄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입하지는 않는다.

나는 사람을 많이 대하는 직업을 주로 해서 그런지 사람을 보는 눈이 꽤 정확한 편이다.

'촉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맞다.이 오는 편이다.


함께 하기에 꺼려지는 유형도 분명히 있다.

예를 들면, 게임에 너무 몰입해 사소한 사건에도 큰 소란을 일으키는 열정 과다형 유저,

또는 게임 내에서 사랑을 찾으려는 소위 '여왕벌' 유형이나 남미새, 여미새 같은 사람들이 그렇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길드에 가입을 문의한다면,

나는 최대한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다.


리더는 잘 나가는 시기에 몰려드는 사람들 중에서 진짜를 가려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길드가 잘될 때야 누구든 다 좋지만,

결국 길드를 유지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은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길드와 함께할 사람들이다.


화려한 말로 포장된 사람보다

조용히 자기 몫을 해내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결국 길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화려함은 잠깐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진정성 있는 사람은 천천히 오래도록 신뢰를 쌓아간다.


결국 길드를 지탱하는 건 함께 가는 사람들의 깊이와 단단함이다.

나는 길드를 운영하며 얻은 이 작은 깨달음을 현실에서도 늘 잊지 않으려 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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