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인기 있고 오래가는 길드장의 비결

by 이소소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만 하다 보니,

이번에는 게임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실어보려 한다.

실제로 게임 안에서 인기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는 그걸 세 가지로 본다.


첫째, 강한 사람.

현질을 많이 하든, 시간을 많이 투자하든 캐릭터가 강한 사람은 언제나 주목받는다.

게임 안에서 강함은 곧 존재감이다.


길드장이 되려면 완벽한 최상위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강한 캐릭터를 유지해야 한다.

기본템만 끼고 있는 마발이 캐릭터로는 아무리 말 잘해도 사람들을 이끌기 어렵다.


이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강한 캐릭터란 게임 내에서 존재감이 있고

사람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정도의 전투력을 가진 사람이다.


현실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 최소한 깔끔하고 신뢰감 있게 보이듯,

게임 속 리더도 싼템만 낀 마발이 캐릭터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강해지려는 욕구가 없으면

게임에 여가비를 쓰지도 않고, 흥미도 빨리 식는다.

반대로 강해지려는 욕구가 크거나,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은 오래 한다.


그리고 내 지론으로는,

오래가는 길드장 역시 게임에 여가비를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본다.


단순히 리더십만으로는 오래가기 어렵다.

어느 정도 자금력에서 비롯된 안정성과 꾸준함이 결국 길드 전체의 운영을 지탱해준다.


둘째, 사람을 잘 챙기는 사람.

인기 있는 길드장은 단순히 강한 게 아니라, 사람을 잘 본다.

잘 들어주고, 케어하고, 눈치도 빠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욕을 많이 먹는 상사들 말고,

사람들에게 인지도 있고 인기 많은 팀장들은 의외로 부하직원들을 잘 챙긴다.

친절하고, 배려할 줄 안다.


예전에도 쓴 적 있는 것 같은데,

결국 사람을 잘 챙긴다는 건 그 사람의 생활패턴, 성격, 평소에 했던 말을 잘 기억하고,

그걸 일정이나 운영에 반영해주는 것이다.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공평할 땐 공평하고, 필요할 땐 개인을 기억해주는 사람.

그런 리더가 결국 신뢰를 얻고 중심이 된다.


셋째, 재미있는 사람.

말 없고 재미없는 아저씨보다는,

가끔 툭툭 던지는 한마디가 웃긴 사람이 인기를 끈다.


예전에 내가 있었던 길드의 길드장은 그 반대였다.

나이도 나랑 비슷했는데, 자기만의 권위의식에 푹 젖어서 북한 위원장처럼 모든 걸 통제하려 들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월드채팅 하지마라."

새벽2시에 카톡으로 "쟁 지원와라"

시키는 건 많은데, 채팅창에선 귀족처럼 말 한마디 안 하고,

길드원들과는 철저히 선을 그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같이 수다 떨고 노는데 혼자만 말없이 있는 리더가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까?


결국 사람들은 하나둘 떠났고, 그 길드는 금방 무너졌다.


리더는 너무 재미없어도 안 되고, 너무 딱딱해도 안 된다.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말재주와 적절한 유머감각이 필요하다.


결국 길드장은 이 세 가지 — 강함, 케어, 유머 — 를 어느 정도 다 갖춰야 한다.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다.


게임 리더는 단순히 리더십만으로는 부족하다.

평균보다 모든 경험치를 조금씩 더 갖춘, ‘전체적으로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강함은 현실의 비싼 옷이 아니라,

게임 속 캐릭터의 코스튬과 아이템 강화에서 나온다.


이게 현실과 게임 리더의 차이점이자 공통점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사람, 그 사람이 진짜 오래가는 길드장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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