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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교육 Mar 28. 2021

화산 시험의 오해와 진실_화산노트(18)

화산은 시험이 많다그래서 힘들다– 오해와 진실      

시험이 많다? 실제로 다른 중학교와 비교했을 때 화산중학교의 시험 횟수는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많다 적다를 정확하게 얘기하기 위해서는 정말 몇 번의 시험이 이루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먼저 최근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로 인해서 전국의 모든 일반중학교가 1학년 1학기 시험을 보지 않거나 1학년 전체 시험을 안 보는 학교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시험의 횟수가 2~3학년을 다 합쳐도 8번 정도밖에 없다. 만약 일반중학교들이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가 아니었다면 원래대로 12번의 시험을 봐야 했다. 화산중학교는 시험이 얼마나 있을까? 먼저, 실력고사 1, 2, 개학고사, 중간, 기말고사까지 5번의 시험이 학기마다 이루어지고 1년이면 약 9~10번 정도의 시험이 진행된다. 분명 절대적으로는 많은 숫자이다. 하지만 엄밀하게 생각해보자. 부모 세대가 다녔던 중학교도 입학 때 시험을 봤고 학기별로 여러 번 시험을 봤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다소 비슷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지금의 일반중학교가 너무 시험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뿐이다. 횟수만 가지고 이야기하기보다는 조금 더 달라진 점을 세밀하게 살펴보자.

이제는 예전 부모 세대가 시험을 볼 때처럼 중간, 기말고사마다 10~14개의 모든 교과목을 다 시험 보는 형태가 아니다. 학교 상황에 따라서 시험의 범위를 이제는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고 음, 미, 체 과목들은 지필 시험을 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는 중간, 기말고사 시험에서 모든 교과목을 시험 보다 보니 국, 영, 수, 사(역사), 과, 기가, 도덕, 혹은 기말 때 음, 미, 체까지 보면서 하루에 3~4과목을 시험 보는 것이 일상이었다. 게다가, 교육부에서 정해준 학습의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켜야 했기 때문에 시험 때만 되면 학교 선생님들이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시험 범위만을 맞추기 위한 수업을 나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학교장과 학교 선생님의 재량으로 시험의 범위를 조정할 수도 있고 학생들로 하여금 굳이 많은 교과목을 시험을 보게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학교 시험도 논리, 서술형으로 평가하는 문제가 많아졌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암기의 부담도 많이 줄었고 수행 평가도 많아졌기 때문에 반드시 시험의 절대량이 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음악, 미술, 체육은 기말고사만 응시하기 때문에 이제는 중간, 기말고사마다 3~4과목을 시험 보기 위해서 밤을 새우던 광경에서 하루 2~3과목 정도 시험을 보는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이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보면 오히려 지금 화산의 시험이 많아 보이기는 하지만 과거 세대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시험의 부담이 적다. 시험을 보는 횟수는 많아서 힘들어 보이지만 냉철하게 따져보면 보면 과거 세대보다는 절대적으로 줄었고 현재의 일반중학교에 비해서는 많다고 할 수 있다. 예전과 현재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정도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어른들이 시험은 학생의 창의성을 없애고 공부 벌레로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건 시험이 너무 과열되고 범위가 많으면서 학생들에게 단순한 시험 스킬만 배우게 할 때 생기는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시험에 대한 인식을 바꿨으면 좋겠다. 시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항상 시험은 어렵고 힘들고 안 좋고 학생들을 힘들게 하고 암기 위주의 인재만을 키우고 창의력을 없앤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단순한 것만을 반복해서 암기하는 스킬만을 강조하는 시험이라면 이런 비난을 받는 것이 맞다. 시험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하는 일부 어른들이 시험은 학생의 창의성을 없애고 공부 벌레로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건 시험이 너무 과열되고 범위가 많으면서 학생들에게 단순한 시험 스킬만 배우게 할 때 생기는 문제일 뿐이다. 시험은 배운 과정을 다시 생각하고 학습에서 꼭 기억해야 할 기본 지식들이 잘 습득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기존에 본인이 알던 지식을 활용해서 나름의 응용력을 길러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것들을 다 간과한 채 무조건 시험은 힘들고 어렵고 학생들이 싫어하니까 ‘일단 없애주면 편하겠지’라는 쉬운 접근이 결국은 나중에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물론 시험을 보는 것은 어렵다. 나도 지금 당장 시험을 봐야 한다고 하면 긴장하고 공부하는 데 힘이 들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 힘든 과정을 하나씩 거쳐서 지금의 역량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할 때는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서 얻어지는 것이 많은 것이다. 우리가 시험에 대한 인식을 조금 바꾼다면 학생들은 힘든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운 것을 확인하고 역량을 길러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시험이 ‘많다, 적다’를 따지고 불평하기 전에 이 시험들을 통해서 나는 학교생활을 어떻게 할 것이고 나의 어떤 능력을 키울 것인지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과정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본다. 시험은 단순 암기를 확인하는 과정도 있겠지만 기존에 배웠던 지식과 응용을 통해서 생각하는 과정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밑바탕이 되는 역량을 키울 수 있게끔 해준다. 그렇기에 학교의 시험에 대해서 단순히 많다! 적다! 어렵다! 이런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이 시험을 잘 활용해서 나를 더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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