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국 개화시기 핀 정원에서 잠시 머무는 마음

율봄 식물원에서 만난 활짝 핀 수국의 여름 색


6월, 수국이 피기 시작하면

계절의 빛이 달라진다.


봄이 머물던 흔적 위로, 초여름이

천천히 피어오르고


그 사이 어딘가에서 수국은 고요하게,

그러나 분명히 말한다.



"지금, 너는 살아 있어."


그 말을 듣기 위해 나는

율봄 식물원으로 향했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 이름도 따뜻한

‘율봄’이라는 그곳은


계절이 걸어가는 속도를 따라 천천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피크닉 정원이다.




식물원에 들어서자,

온화한 꽃향기에 콧구멍이 요동친다.


보라와 분홍, 흰빛 수국이 한들거리며

네게 손짓한다


꽃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날의 햇살, 바람, 향기와 함께

내 안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문장을 남긴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진을 찍는

포토존 옆에서는


조용히 벤치에 앉아 꽃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아이 손을 잡고 수국 이름을

알려주는 엄마,


조심스레 꽃잎을 들여다보는 연인,

그리고 혼자서 산책길을 걷는 나 같은 사람도.





율봄식물원은 단순한 꽃의

전시장이 아니었다.


작은 동물들이 뛰노는 마당,

아이들을 위한 농촌 체험장,


자연이 만들어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산책길까지.


이곳은 정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나를 천천히 회복시키는 치유의 공간이었다.





아치형 구조물 아래 선 수국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누군가에겐 SNS 사진으로

남겠지만


내게는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자연의 수업이었다.





꽃은 언제나 우리보다 앞서 피고, 먼저 진다.

그래서일까.


계절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잠시 멈춰 서는 그 순간,

수국은 온 힘을 다해 ‘지금’을 보여준다.


정원이 주는 메시지는 언제나 같다.

잠시 멈춰도 괜찮아.


향기로 포근히 감싸 안아줄게

지금 너의 걸음이 느려졌다면,

그건 자연과 함께 걷고 있다는 뜻이야.



그날의 햇살과 수국의 색이 내 마음

한편에 오래 남았다

.

그리고 나는 다짐했다.

꽃잎 색깔이 더욱 선명히 짙어지는 6월에

다음 계절이 올 때, 다시 이곳으로 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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