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위티 Oct 12. 2022

나의 물욕이 사라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 (1)

돈을 써도 행복하지 않다 : 소비의 허무함


" 00(필자를 지칭)는 핫플을 좋아하잖아 ~ " "00는 진짜 어떻게 이런 곳들을 다 알아?"


과거 나를 지칭했던 말들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통학할 수 있는 서울의 본가 + 영등포에 있는 숙소 + 자차 보유라는 엄청난 조건들은 내가 완벽한 동서남북 서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마치 사관학교 때 고생했던 한을 풀기라도 하듯, 나는 서울에 있는 모든 핫플이라는 핫플은 가봐야 한이 풀렸다. 또한 그런 곳들을 방문하며 최근 트렌드와 문화가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과거의 고생했던 기억들은 내가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돕는 면죄부 역할을 하였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쓰고 다녔던 것 같다. 청담동과 한남동에 있는 예쁜 브런치 집, 바, 그리고 맛집, 오마카세까지 점심 저녁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만났으며,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때 나의 루틴은 학교 수업 - 골프 연습 - 맛집 약속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사실 공무원의 월급이 되어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그 시기의 나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돈을 펑펑 썼던 그런 상태였다.


어느 날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힐튼 호텔 매각 소식에 맞춰 힐튼 호텔 애프터눈 티세트를 먹으러 택시를 타는 길이었다. 애프터눈 티세트를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무언가 찜찜했다. 다시 집에 와서 과제를 하고 또다시 한남동에 있는 와인바를 가기 위한 약속을 지인들과 하던 때였다. 또다시 헛헛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골프 연습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것을 먹어도... 요즘 별로 행복하지가 않아'


그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나의 최근의 찝찝함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과거에는 오마 카각종 파인다이닝, 여러 가지 음식들이 주는 행복이 100점이었다면, 지금의 만족도는 60~70점이었다. 맛집을 자주가다 보니 소개받는 셰프님들도 생기고, 많은 사람들도 알게 되었지만 그와는 반대로 허전함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소비는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소비들이었고, 너무나도 그런 음식들을 자주 먹다 보니 무뎌진 것 같았다.


마침 그때 명품 직구 구매 앱의 알람이 울렸다.



무심코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왜 내가 이런 생각이 드는지 깊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민과 몇 가지의 사건 덕에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 이어서 계속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