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쟁 중 가장 심한 경쟁에서 일등으로 시작한 인생

by 장예만

아무것도 모른 체 아무 생각 없이 넋 놓고 있었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등 뒤에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사정없이 미는 것처럼 강한 떠밀림에 밀려 나왔다.

떠 밀려 나온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엄청나게 많은 무리들이 있었다.


'달려'

무리들이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다.

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가 뭔지 모르지만 죽을힘을 다해 달려야 할 것 같았다.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이끄는 힘이 있었다.

그 힘을 향해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하나씩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경쟁자는 너무 많았다. 세볼 수는 없었지만 수천만은 족히 넘은 듯했다.

'일등 못하면 삼등이라도 하면 되지. 그러면 동메달이니까.'

안일한 생각에 젖어드는 순간

'선착순 한 명만 합격입니다'라는 말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했다.

이런.

어떻게 저 많은 것들을 이긴다는 말인가.

어쩔 수 없었다.

미식축구 하듯이 경쟁자들을 밀치며 혼신을 다해 치고 나갔다.


드디어 목적지가 보였다.

여전히 나는 조금 뒤처져 있었다.

나를 제외한 경쟁자들은 모두 X였다.

순간 어디선가 간절한 외침이 들렸다. '꼭 네가 일등이어야만 한다. 그래야 나도 살아야'

사명감이 솟구쳐 올랐다.

꼭 내가 일등이 되어야만 한다.


눈을 부릅뜨고 세차게 꼬리를 흔들었다.

0.01초 차이로 가장 먼저 도달했다.

단단한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 벽을 뚫고 들어가야만 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지만, 입을 벌리고 리신을 그 벽에 쏘아댔다.

본능이었다.

드디어 벽이 뚫렸다.

전광석화처럼 빠른 몸놀림으로 벽을 통과한 후 다른 놈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바로 벽을 막아버렸다.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심한 경쟁을 생의 첫출발에서 겪었고,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배운 것 하나 없는 상태에서도 결국 일등을 했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일등으로 삶을 시작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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