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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May 17. 2022

가족. 굴레인가 울타리인가 아니면...

'가족처럼 함께 일할 분을 모십니다'

채용광고 등에 있는 내용입니다.

예전에는 '참 좋은 곳인가 보다'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문구였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생 구하는 가게에서 저 문구를 많이 썼었지요.

그런데,

'가족처럼' 일해 줄 사람을 찾는지, '가족처럼' 잘 대해주겠다는 것인지 좀 애매합니다.

고용주가 직원을 정말 가족처럼 위해줄까?라는 의문도 생깁니다.

'가족'이란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정확히 알고서 저 문구를 사용하는 지도 의문입니다.


참 좋은 고용주, '가족처럼' 잘 대해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고용주는

급여나 직원 복지 등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참 좋은 직원, '가족처럼' 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직원은

고용주의 경영 방침을 잘 이해하고 이행하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근무할 것입니다.

참 좋은 만남입니다.


나쁜 고용주는 가족처럼 잘 대해줄 생각은 전혀 없고, 직원에게 열정 페이를 지불하며 부려먹고,

나쁜 직원은 아무리 잘해줘도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잘못한 것에 대해 지적이라도 하면 갑질한다고 소문내죠.

이런 만남은 아주 잘못된 만남인 거죠.


먼저 어떠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 혹은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고용주라 한다면,

부모는 고용주이고 자식은 직원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자식은 고용주를 선택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자식 입장에서는 복불복.

부모는 자식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자신의 직원으로 강제 채용했으므로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하므로 고용주이면서 동시에 부양의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죠.

부부는 함께 가정을 이루었으므로 동업자라 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부모는, 자식이 성인이 될 때까지 가르침에 소홀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잘 펼쳐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좋은 자식은, 비록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부모의 자식이 되었음을 감사하며, 부모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어떠한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믿어서 부모의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자기가 해야 할 일들을 잘할 것입니다.

좋은 부부는, 서로 협력하여 함께 이룬 가정을 잘 경영할 것입니다.

이런 가정은 가족이 울타리가 되겠네요.


모든 가족이 울타리요 편안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가면 좋겠는데,

오히려 굴레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ㅇ 굴레 :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얽매는 일


어떠한 공동체이든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는 어느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할 수도 있고, 해야 할 말도 하지 않아야 할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손해를 감수해야 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자발적이어야만 하죠. 

가족이 굴레로 느껴지면 안 될 것입니다.


폭력적이거나 노름 등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하는 부모, 자식 등 처먹는 부모, 자식을 마치 일꾼 부리듯이 하는 부모, 자식에게 제대로 부모 역할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 있죠.

이들은 악덕 고용주보다 더 나쁩니다. 강제 채용을 한 것이니까요.

부모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듣지 않고, 낳았으니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거라며 부모의 속을 썩이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제대로 가지 않는 자식들도 있습니다.

저는 우스개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지만, 부부간에도 치약을 어디서부터 짰느냐, 양말을 어떻게 벗어 놓았느냐, 등의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여 이것저것 상대방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가족이 굴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에서는 무엇보다도,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니까요.

내 욕심이, 내 생각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면,

꼭 넘어야 할 산입니다.

가족의 배려만을 바라지 말고, 가족이 나에게 굴레를 씌운 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서로가 울타리가 되어준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사소한 것들은 자유롭게 놔두고,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철저하게 지키며,

생각의 차이가 있을 때는 조금의 가식이나 숨김이 없이 툭 터놓고 대화를 해야 합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내에서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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