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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Jun 14. 2022

지킬은 지킬 것이고 하이드는 깊숙이 감춰야 한다

지킬과 하이드

'보글보글 메거진'에서 매주 숙제를 줍니다.

글감을 고민할 필요는 없어졌는데, 글을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네요.

6명 이상이 하나의 글감으로 글을 쓰는데, 접근법이나 내용이 많이 다릅니다.

사람의 생각이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며

이번 주 주제인 '지킬과 하이드'에 대한 제 설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횡설수설, 앞뒤 다름, 비틀비틀할 수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요이 똥.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요.

저는 '인간은 악하게 태어난다'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성악설' 이죠.

악하게 태어 난 인간을 어떻게든지 선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육아이고 교육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대로 해' , '오케이 네 맘대로 해'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게 되지요.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이쁜 놈 매 한대 더 때린다'는 성현들의 말씀도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실, 미운 놈에게 떡 주는 것도 이쁜 놈을 매 때리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잘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겠죠.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다 라는 이유로 '성선설'이 힘을 얻었고, 초딩 때도 중딩때도 성선설에 동그라미를 쳤어야 했지만,

태어날 때, 본능적인 선악을 말하는 것이기에, 사람은 악함을 기본 장착하고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삶이 길어질수록 더욱더 믿고 있습니다.


'아주 도덕적이었던 지킬 박사가 약을 먹고, 공존하고 있던 하이드를 끄집어내었고, 결국은 하이드가 득세하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지킬 박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어찌 보면 죽을힘을 다해 지킬을 지키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것은 지킬 박사의 부모님께서 육아에 최선을 다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이드를 꽁꽁 잘 묶어 두셨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선과 악을 분리하여 행할 수 있는 약을 발명하여 먹게 되었는데, 과연 어떤 약일까 궁금합니다.

지킬을 무장 해제시킬 수 있는 약. '이 약을 다른 사람이 먹었다면 그 사람도 하이드가 되었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깁니다.

아주 악하게 살던 사람이 이 약을 먹으면 선한 지킬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이 책을 쓴 작가가 살던 시기는 산업 혁명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급격하게 신분 상승한 사람들이 사치와 낭비와 무절제한 생활을 하면서 겉으로는 도덕적인 척하며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부정하는 위선적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작가는 그들의 감춰진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냥 비판했다가는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약을 슬쩍 끼워 넣었겠죠.

작가는 애초부터 위선에 의해 철저히 숨겨진 하이드를 끄집어낼 생각이었습니다.

아주 아주 아주 도덕적인 지킬을 내세움으로써 당시 위선자들을 신랄하게 깐 거죠.


사실 이 약은 특별한 약이 아니었습니다.

악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죠.

원래 악한 인간이기에 아주 쉽게 악은 드러나거든요.

모든 잘못은 악한 본성에게 돌리고, 그렇게 만든 신이 잘못한 것이지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자기 합리화를 시키기에는 하이드만 한 것도 없을 듯합니다.

억눌려 있던 본능이 일어서는 순간, 인간은 너무 무력하게 무너지고 맙니다.

하이드가 드러나는 순간 지킬은 설자리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

이것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이것도 아주 힘들지만.


악이 바치면 선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내 안에서 악이 제대로 드러나면 선으로 이길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지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만 합니다.


지킬과 하이드는 극과 극의 모습이지만,

최고의 선, 최고의 악이라는 극단에 위치한 사람이 아닌 거의 대부분의 인간은

적당히 착한 지킬과 적당히 나쁜 하이드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빅토리아 시대나 지금이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하이드가 더 잘 기어 나옵니다.


제가 살아온 날을 되돌아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살았던 모습으로 57년 4개월 여를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적당한 지킬과 적당한 하이드가 들락날락했지요.

지킬은 더욱더 지키고 하이드는 더욱더 감추는 노력을 평생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킬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하이드를 끊임없이 가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매 순간, 두더지 잡기 하듯이 하이드 머리를 두드려서 들어가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저의 하이드는,

운전할 때 너무 자주 튀어나옵니다.

지킬이 열심히 달래 놓아도, 눈 깜짝할 사이에 여지없이 등장하고 맙니다.

수많은 하이드를 겨우 겨우 감추며 살아왔는데, 이 놈은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무엇을 상상하는 그 이상의  놈이 나타납니다.


이 놈 잡을 묘약 가지신 분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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