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진(眞)의 부수는 눈 목(目) 자다.
입 구(ㅁ)가 아니다.
진실, 진정성, 진심은 말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말 자체로는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
아무리 멋지게 꾸민 말이라 할지라도
진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사기요 헛소리일 뿐이다.
어떤 사람이 얼마나 진실되느냐는
그 사람이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에 달려있지 않다.
입으로 내뱉은 말을 얼마나 잘 지켰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 여부를 판가름한다는 것이다.
말 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말에 현혹된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사랑의 증거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나 무언가를 사주는 것은 사랑의 표현으로서 같은 행위이다.
이것은 포괄적이다.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더라도 가능한 것이고,
진심으로 사랑해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이나 선물은 진정한 사랑의 증거가 될 수 없다.
나의 진정한 사랑은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느냐,
내가 그 사람을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느냐,
내가 그 사람에게 얼마나 진실되냐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너의 진정한 사랑은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느냐,
네가 나를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느냐,
네가 나에게 얼마나 진실되냐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말이 아니라
오직 행동으로만 알 수가 있다.
말은 하는데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말은 거짓일 뿐이다.
내 사랑은 내가 점검할 수 있어도
너의 사랑은 정확히 점검할 수가 없다.
행동도 거짓 행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고,
눈을 봐도 알 수가 없을 수도 있고,
진실되는지에 대한 것도 잘 모른다.
그래서,
결국 나에게 네가 무엇까지 얼마나 지속적으로 하는 지가 확실한 판단 기준이 된다.
물론,
아무리 사랑해도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고, 영원히 지속되기가 쉽지 않다.
그 한계까지라도 행동하고 지속된다면 충분하다.
'언제 우리 밥 한 번 먹자'
이 말이 진실이 되려면 밥 먹을 날짜와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만 한다.
그래야 그냥 하는 빈 말이 아니게 된다.
나는 이 말을 잘하지 않는다.
말하면 꼭 밥 한 번 먹거나, 밥을 꼭 한 번만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융통성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류가 아닌 다른 것에서는 상당한 융통성이 있다.
'약속'은 상호 간의 관계에 있어서 혹은 나 자신에게도 너무나 중요하다.
'약속'을 했다면 꼭 지켜야만 한다.
그래야 그것이 '약속'인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비결은 간단하다.
몇 번을 생각해도 백 퍼센트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다.
약속할 때는 백퍼센트였는데 어떠한 사정으로 어기게 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 변수마저 배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거의 약속을 하지 않았다.
약속을 하지 않으면 약속을 어길 일이 없다.^^
'어린이 날에 무엇을 사주겠다'
'생일에 어디에 가자'
등의 약속을 하지 않는다.
사주지 못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이 생겨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사주거나 그냥 데리고 갔다.
일종의 깜짝쇼다.
아이들이 크면서 큼직한 약속을 할 일이 생긴다.
천지가 개벽해도 지킬 수 있는 약속이면 한다.
그리고 칼 같이 지킨다.
약속은 마지못해서 하면 안된다. 절대
가족끼리 약속도 이러할진대,
남과의 약속은 어떠하겠는가?
더군다나,
서로 어려운 사이이고, 이제 알아가는 사이라면
서로 한 약속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져서 확실하게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신뢰가 생길 것이고,
신뢰가 생겨야 가까워질 것이고,
가까워져야 아주 좋은 관계가 유지될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