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에서 정리하는 것이 깔끔하다.
명절이 다가오면 무엇보다도 벌초를 해야만 했다.
명절이나 제삿날,
혹은 가끔 마음이 심란할 때
꼭 들러보는 자리가 부모의 유골이 있는 자리이다.
내가 죽은 후에
과연 내 자녀들은 조부모의 묘를 찾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내린 결론이다.
물론
내 결론과는 달리
나 보다 더 관리도 잘하고 더 자주 찾아볼지도 모르지만...
내가 살아있을 때에
남매의 동의를 얻어 내어
묘 자리도
깔끔하게 정리하려 한다.
내가 죽으면,
어떠한 자리도 만들지 말고
깔끔하게 버려 버리라고
이미
아이들에게 말해 놓았으니,
내 부모님의 마지막 자리는
내가 비우려 한다.
어차피,
엄마는
유골함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계시니까...
만약
엄마의 혼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납골당에 유골함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곳에서 맴돌고 계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내 곁에서
흐뭇한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고 계실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