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세무산책_13
핀테크 스타트업 E사의 대표는 평소 식대, 출장비, 비품 구매 등 대부분의 회사 경비를 본인 개인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법인카드는 한도도 낮고 발급도 번거롭다'는 이유였다. 그는 매달 카드 대금이 나오면, 영수증을 모아 회계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법인 계좌에서 대금을 지급받았다. 당연히 완벽한 비용 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사관이 지적했다.
"대표님 개인카드 사용 내역은, 업무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대표님에 대한 상여(보너스)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인은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표님은 소득세 폭탄을 맞게 됩니다."
"다 회사 일에 쓴 건데, 이게 왜 탈세가 될 수 있다는 겁니까?"
하지만 '주장'과 '증빙'은 달랐다. 결국 업무관련성이 불분명한 지출 수천만 원이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대표는 억울한 세금을 내야 했다.
세법이 법인카드 사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 하나, '거래의 투명성' 때문이다. 법인 명의의 카드는 그 사용 내역이 국세청에 실시간으로 통보되며, 모든 거래가 법인의 업무와 관련되었을 것이라는 강력한 추정을 받는다.
반면, 개인카드는 사적 사용과 업무용 사용이 뒤섞여 있어, 그 자체만으로는 지출의 업무관련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 따라서 세법은 개인카드 사용 경비에 대해 훨씬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비용 부인(손금불산입): 업무관련성 입증 실패 시, 해당 지출액만큼 법인의 이익이 증가하여 법인세가 증가한다.
대표자 상여 처분: 부인된 금액은 대표가 회사로부터 받은 상여금으로 간주되어, 대표 개인에게 소득세와 4대보험료가 추가로 과세된다. (법인세 + 소득세 이중과세)
부가세 매입세액 불공제: 개인카드 영수증만으로는 부가세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어, 부가세 부담이 증가한다.
횡령·배임 리스크: 동업자 간 분쟁이나 외부 고발 시, 증빙 없는 지출은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이라는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경비를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개인카드를 사용했다면, 아래의 절차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지출결의서'를 반드시 작성하라.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얼마에' 사용했는지 육하원칙에 따라 명확히 기재한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대표이사의 최종 승인을 받아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개인의 지출이 아닌,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 지시와 승인에 따른 지출임을 증명하는 핵심 문서다.
'적격증빙'을 반드시 첨부하라.
개인카드 영수증에 더해, 거래 상대방에게 세금계산서 또는 현금영수증(지출증빙용, 법인 사업자번호로 발급)을 반드시 요구하여 첨부해야 한다. 이것이 없다면 부가세 매입세액공제는 불가능하다.
회사의 '경비지출규정'에 근거를 마련하라.
'법인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임직원은 개인카드 우선 사용 후 지출결의서를 통해 정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내부 규정을 만들어두면, 개인카드 사용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세법의 세계에서 개인카드는 '내 것', 법인카드는 '회사 것'이다. 내 카드로 회사 일을 처리했다면, 그것이 왜 회사 일인지를 서류와 절차로 완벽하게 증명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