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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Mar 08. 2024

듄 파트 2, 위대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

듄을 이제야 보다니!


파트 1을 본 후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듄 파트 2는 SF가 가진 장대한 세계관을 기본으로 고전적인 종교의식, 고뇌하는 영웅의 번민과 성장, 배후 세력이 등장하는 스릴러적 요소까지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갖춘 영화였다. 숨 막힐 것 같은 영상미와 세계관에 걸맞은 장대한 음악 역시 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SF 장르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인간을 넘어선 대자연에 대한 자각과 그러면서도 결국 인간에 집중하는 휴머니즘이다.


듄에서도 황폐한 사막에서 행동 양식을 익히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프레멘이 선한 쪽이라면, 기계 문명을 바탕으로 프레멘을 몰살하려고 하는 하코넨은 악으로 그려진다. 자연 앞에 인간은 작은 존재이고, 그러한 환경이 파괴된 공간은 비극적이다.


그런데 이런 비극적인 공간에서도 의미를 찾아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듄에서 폴이 폴 무하딧 우슬로 태어나기로 결심한 부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여 새로운 길을 가는 모습에 전율이 인다. 이런 폴의 결정을 바라보는 차니의 표정과 선택 또한 마음이 찡하다. 가치관과 가치관이 부딪히는 와중에도 그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더 큰 것이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과 결심의 뒤편에는 한 인간이 컨트롤하지 못하는 여러 배후 세력들의 계획이 있었다는 것은 이 이야기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각과 결심을 통해 한 영웅이 탄생했는데, 영웅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 건 옳았을까, 어쩔 수 없었을까, 아니면 틀렸을까. 정말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고 선택을 하고 결심을 하는데, 그게 배후 세력이 깔아놓은 판이라는 데서, 이 영웅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든다. 사실 그런 환경이 대다수의 우리가 직면한 환경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이 영웅을 우리가 안쓰러운 모습으로 응원하게 되는 요인일 것이다.


2024년에는 듄친자로서, 파트 3이 나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갈증이 나서, 6권짜리 두꺼운 소설책으로 달려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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