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소통을 넘어서기

컨택트 그리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

우리가 소통하는 방법은 얼마나 불완전한지, 그리고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세계는 얼마나 파편적이고 부분의 조각일 뿐인지.

영화 컨택트에서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외계인인 헵타포드와 조우하고 그들의 언어를 배운다. 우리의 언어는 선형적이고 인과론적으로 세상을 해석하지만, 헵타포드의 언어는 그렇지 않기에, 다른 언어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루이스는 헵타포드와 소통에 성공하며 과거, 현재, 미래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지만, 이는 남편인 이안과의 소통,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다른 이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길로부터는 멀어지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소통에 대해 생각했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다른 의견들을 경청하고, 모호한 생각들을 통합하고, 방향성을 명확히 하라는 조언은, 소통에 대한 반쪽짜리 조언이다. 지적이고 논리적인 소통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은, 상대가 생각하는 바, 우려하는 바, 고민하는 바를 읽고 그것에 얼마만큼 관심을 기울이는가에서 나온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라는 형태로 표현된 그릇 안에 담긴 상대의 진심을 귀 기울여 듣는 것, 상대의 마음을 케어하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 갈등이 생길 때 손을 내미는 것, 내게 리스크가 생기는 상황에서 상대를 우선에 놓는 것, 상대 역시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 소통의 전부다.  

행복의 기원은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 먹기라는 심리학의 연구결과도 있지만, 소통의 불완전함을 알고 그 안에 담긴 작은 힌트들을 찾아 불완전함을 넘어서려는 노력을 한다면, 보다 진정성 있는 관계들을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계에서 짜증내다가 하소연하다가 감동하는 시간들을 곱씹어보면 감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