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AI를 리서치 용도 이외에도 메타인지를 강화하기 위한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A와 B의 입장이 있을 때,
• A는 왜 화가 났을까?
•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했을까?
• A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같은 분석입니다. A에는 남편, 보스, 동료, 거래상대방 같은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겠지요.
갈등이 고조될 때 그 상황을 그대로 AI에 넣고, “A와 B의 감정은 어떨까?”를 A와 함께 리뷰해본 적이 있습니다.
AI는 마치 솔로몬의 판결처럼
• A는 이런 부분이 서운했을 수 있고,
• B는 의도한 게 아닌데 당황스러웠을 수 있다
이렇게 분석해 주더군요.
F가 촉발한 상황을 다시 T로서 분석해 내는데 AI 툴이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흔히 “일을 하려면 TJ가 될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합니다.
저는 직업상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피치하고 펀드를 설정하고, 비즈니스 디벨롭먼트를 하는 일들을 해 왔습니다. 이 경우 “새로움”과 “비즈니스 디벨롭먼트”라는 그 일 자체에, 현실적으로 안될 법한 사유와 리스크들이 존재합니다.
전투에 나가 각종 장애물들을 헤치며 마지막 퀘스트까지 가기 위해, 각 단계에서 미션 클리어를 하는 과정 자체가 TJ적이기에, AI는 이 TJ 과정에서 도움이 됩니다.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AI의 도움으로 대다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요?
최근 어떤 상황을 AI에게 물어보니 “보고절차를 문서화하고, 제도적인 프로세스로 구현하여, 유관부서와 명시적 데드라인 설정을 해라”라는 그럴듯한 대답을 내놓습니다.
사람에게 물어보니 “면피가 필요한 직장인이면 그걸로 네 일을 끝낸 것이지만, 네 이름을 걸고 딜을 만들어 내려면 그렇게 일하는 게 답일까?” 이 이야기를 듣고 왜 내가 AI의 답변에 만족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의사결정상황에서 AI는 모든 정보를 넣어줘도 불완전한 도움을 줍니다.
우선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을 단기적이고 이성적인 유불리에 의해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어떤 결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는데, 이 한 사람 한 사람은 AI가 판단 내릴 수 없는 의외성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예측불가능한 사람들 덕에 늘 새로운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AI가 예측하고 흡수하고 판단하는 데 제약이 있습니다.
현재 저의 AI는 너무나 TJ적입니다. 무엇만 넣으면 다음 단계를 준비하네요. 그게 아니라 “내 마음이 너무 공허하고 아프다”라고 해도 늘 문제해결로 돌아가려는 나의 AI.
나와 함께 좀 더 F 적인 태도를 훈련하는 게 필요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