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축사(祝辭)
먼저 세상에서 제일~ 이쁜 신부 혜인이와 제일~ 잘생긴 신랑 지현이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주신 하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흔히 인연이 만든 세상에서 산다고들 말합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인연 중에서 가장 큰 인연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세 가지 정도를 꼽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부모’입니다.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한 인연이니까요. 둘째는 ‘배우자’입니다. 평생의 삶을 동고동락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이 저처럼 부모인 처지로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자녀’입니다.
오늘, 신랑 신부는 이 세상에 있게 한 첫 번째 인연을 뒤로 하고, 남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인연을 향해 출발하는 날입니다. 이런 날을 어떻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혜인아! 그리고 지현아! 축하하고 또 축하한다.
ⓒ 정승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결혼생활은, 지나서 보니 한 세계가 다른 한 세계를 만나 <새로운 세계 하나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결혼은 위대한 일이자 축복할 일입니다. 하지만 명심할 것 또한 있습니다. 두 사람이 새 세계를 만들어가는 동안 진통은 피할 수 없고 갈등은 자연스럽다는 겁니다. 각자 기질도 다르고 생각과 습관도 다르니까요. 우리 부부도 다투곤 했습니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다툼을 회피하거나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아내보다 내가, 남편보다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인정하고 공감해 주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태도만 지니고 있으면 갈등이 생겨도 풀 수 있고 어려움이 닥쳐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두 사람은 다시 시작점에 섰습니다. 첫 번째 인연이 만들어준 각자의 세계를 벗어나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계의 시작> 말입니다.
아내가 틈만 나면 저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은 어렸을 때 준 기쁨만으로 평생의 제 의무를 다했다는 겁니다. 저도 전적으로 같은 의견입니다.
그래서 지현아! 이 자리를 빌려 엄마 아빠는 아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너는 엄마와 나에게 지금까지 준 기쁨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혜인이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지현이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혜인이에게도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저 고맙고 또 고맙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는구나. 열린 마음으로 지현이를 지켜봐 주고 사랑해 주길 바란다.>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축하와 당부의 말씀입니다. 소중한 걸음을 내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하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