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여정이다. 모르는 길이니 걷는 동안 어려움을 피할 수는 없다. 맞는 길도 없고 틀린 길도 없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넘지 못할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둘러 갈 길이 늘 열려있다는 것이다.
막내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상처가 깊은지 많이 아파한다. 애처롭다.
아들이 제 스스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비탈이 심하고 돌부리가 끊임없이 나 있는 길이다. 한참을 울먹이다 아들은 ‘엄마 아빠, 내가 산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바다를 좋아하는 것 같아’ 한다. 한없이 먹먹하다.
아내와 나는 아들이 산을 좋아하는 줄만 알았다. 그래서 산으로 잘 안내할 거라며 지도까지 내어줬다. 각자의 인생길에 지도가 있을 리 만무한데, 우리가 어리석었다. 미안함이 뼛속까지 저며온다.
아들이 상처를 동여매고 일어서며 ‘엄마 아빠, 이제 홀가분해. 빨리 바다가 보고 싶어!’ 한다. 그러곤 우리를 안아주고 바다로 이어지는 길로 곧장 향한다. 자랑스럽다. 고맙기 그지없다. 아들! 사랑한다.
ⓒ 정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