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할 용기

#꽃다운 친구의 마지막을 위로하며...

by 메이쩡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그만둔 옛 직장의 상사를 찾아가면서부터였다.

어느덧 나의 자리를 대신해 내가 했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그녀는 첫 만남부터 밝고 씩씩했다.

옛 상사인 대표는 너와 성격이 딱 어울린다며 그 친구를 내게 소개해 주었고, 그 만남이 우리의 시작이었다.


난 대기업으로의 소위 성공적이라고 말하는 이직을 했다. 그 친구는 내가 다녔던 그 직장에서의 한계와 앞으로의 미래를 나에게 털어놓으며 고민 상담을 했고, 그 이후 우리는 여러 차례 만남을 이어나갔다. 나는 당시 재학 중이던 대학원을 추천했고, 조금 망설이던 그녀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면서 퇴사를 하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조언해주는 친구가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서로의 깊은 고민과 아픔까지 함께 했었지만, 각자의 바쁜 삶에 집중하느라 안부를 물을 새도 없이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흘렀다.



가끔 SNS를 통해 본 그녀의 삶은 예전에 내가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우월감을 불식시킬 정도로 더없이 행복하고 부유하기만 했다. 점점 불안해져만 가는 나의 결혼생활과는 달리 사진 속 그녀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고, 그런 그녀가 내심 부럽고 질투가 나기도 했다. 나의 열등감이 만들어낸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진 채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삶을 바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자가 한통 날아왔다.

그 친구의 성을 불러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인지 낯설게 느껴지는 이름 세 글자.

그리고 그 안에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부고 알림 메시지.

순간 문뜩 누구지? 스팸 문자인가? 하는 왠지 모를 얼떨떨한 감정이 몰려왔다.

회사 사람인가? 거래처 사람인가? 하지만 이름만을 다시 되뇌어 불러본 나의 뇌리 속에 떠오르는 한 인물.

바로 그 친구였다. 불과 4일 전까지만 해도 SNS에서 그녀의 행복한 일상을 보았던 나에게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그날따라 전에는 도통 내리지 않던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하늘도 슬픈 걸까? 왜 이렇게 착하고 이쁜 친구를... 아직 두 돌이 갓 지난 어여쁜 딸을 두고 행복한 그녀를 이렇게 일찍이도 데려가려 하시는 걸까...? 세상에 나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이렇게 좋은 사람을 먼저 데려가시는 걸까? 하늘에 대한 원망과 슬픔 뒤로 그녀를 멀찍이 질투했던 못난 나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따라와 더욱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



오늘은 그녀의 발인일이다...



햇살은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밝게 비추어 주기라도 하는 듯 밝기만 한데,

그녀를 떠나보내는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무겁고 슬플지 감히 헤아릴 수 조차 없다.

나에겐 그저 예쁘고 착하고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열심히 살던 꽃 같은 친구로 기억되겠지만,

남은 그녀의 가족에겐 영원히 아픔으로 기억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해주고 싶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다고 기쁜 소식을 접한 오늘,

처음 쓰는 글이 친구의 마지막을 추모하는 글이 되었다.

그녀의 삶은 정말 아름다웠노라고... 이번 생에서 정말 수고했다고...

내 짧은 글로나마 그녀의 마지막을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싶을 거야, 우리 나영이.

그곳에선 더 행복하길 바랄께...

너의 마지막을 멀리서나마 글로 전하는 못난 친구를 용서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