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결혼 5주년이 되었다.
이번 결혼기념일은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우리는, 6년 전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 그곳에 다시 가서 추억을 곱씹어 보기로 했다.
일과 육아라는 현실에 치여 처음엔 둘이었던 시절을 잠시 잊고 살았다.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를 할 생각에 내심 설레기도 했다.
우리가 6년 전 처음 만난 곳, 안국역 1번 출구.
그때는 설레는 마음과 함께 혼자 찾아 올라간 계단을
이제는 다른 설렘으로 둘이 손을 잡고 올라가니 기분이 좀 묘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이곳에 더더욱 올 일이 없었던터라 정말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옛날 생각이 더욱 났다.
" 우리가 갔던 그곳, 여전히 있을까? "
함께 처음 식사했던 식당을 찾았다.
하지만 이 골목 저 골목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 이상하다, 꽤 유명한 집이었는데...."
결국, 그곳은 없어졌다.
코로나 여파인지 장사가 너무 잘돼서 이사를 간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 후자이기를 바라며...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래 이번엔 우리 서로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갔던 그 카페로 가보자. 대로변에 있는 누가 봐도 크고 멋진 하얀색 건물,
하지만 지금은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만 처량하게 나풀거리고 있었다.
" 이상하다, 여기도 꽤 유명한 카페였는데..."
결국, 그곳도 없어졌다.
6년 전 그때 그곳을 똑같이 찾아가면서 추억을 곱씹어보고 싶었는데, 나의 상상과 설렘이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순간이었다.
" 어쩔 수 없지, 다른 새로운 곳으로 가보자. "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리는 다른 새로운 곳을 찾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잘 되지 않아 조금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곳들은 여전히 우리 기억 한편에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으니까. 괜찮아.
지나간 추억은 새로운 기억으로 덮으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