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

by 마루


인적 끊긴 늪에 바람이 분다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서걱서걱 서걱서걱


환호하던 인연들 떠난 폐허

자기들끼리 남아 누런 살 부비는

소리 들린다


소슬바람도 조용히 숨어

바스락바스락

말라서 쪼그라든 연잎 쓸고 간다


연잎은 목을 꺾어 늪에 얼굴을 파묻고

연자를 물속에 토해 낸 연방은

까맣게 속이 탄 채 발밑을 살핀다


가을바람에 연잎이 운다

서로 연민하며 등 토닥이는 소리

사그락사그락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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