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살아있다
언제였던가 언제까지였던가
그 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동화극을 꿈꾸기도 했었나 보다
어느 날 발갛게 퉁퉁 부은 눈을 보면서
무엇이 나를 울게 하는가 물었었다
삶이란 고상하게 비극이지만
현실은 어설픈 신파극이라고
셰익스피어의 비극도 신파라 했다가
어느 영문학과 교수에게 한참 설교를 들었다
안락의자에 안락하게 앉은 그는,
모르거나 알고 싶지 않았겠지
슬픔이 주량을 넘으면 눈물도 마르는가
인공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은 날
그때의 그 슬픔은 아직도 살아있다
산다는 것은 슬픔을 태우는 것
가짜 눈물 한 방울 떨어내자
딱 그만큼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