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좋아하는 편이다.
카레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 고체형 카레를 처음 접해봤을 때가 떠오른다.
그 단단하고 거뭇거뭇한 조각을 들고서 든 생각은.
'이게 정말 카레가 된다고?'
그러면서 몇 조각을 넣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투명한 물은 카레로 바뀌었다.
요즘 일을 다시 시작했다.
아니, 시작한 지 시간이 좀 됐다.
바로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지난 실패들처럼 그만두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직장은 오래갈 것 같다.
나, 많이 성장했다.
주변 사람들과 내게 인정을 받는 내가 되었다.
난 허황된 목표를 노리는 사람으로서 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월급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대단한 창작을 해야 하는데, 노동을 하고 있다니 절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글을 쓰고 디자인을 떠올리고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부족한 시간에 절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난 만족할 수 없을 것이고 아직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 인생이라는 냄비에 1년 근무라는 조각을 넣었다.
어느 순간 맛있는 뭔가가 되어 있길 바라며.